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정부가 오는 9월로 예정된 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 행사 일정을 최초로 공식 확인했다.
겅옌성(耿雁生)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는 중국 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중국 정부는 오는 9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궈칭제(國慶節) 열병식이 모두 수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치뤄졌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열병식이 다른 장소에서 열린다는 소식은 현재까지는 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앞서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9월 3일에 실시될 것이라는 보도는 전해진 바 있으나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중국 국방부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국과 아시아 국가의 지도자, 유엔 등 국제기구 책임자, 군부 관계자 등의 참석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푸틴의 방중 계획을 확인하면서 항일전쟁 승리 기념식 참석이 확인된 첫 외국 정상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중국의 열병식에 참석 의사를 공표한 외국 정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밖에 없으며 나머지 국가들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데 대한 답례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열병식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초청했으나 일본 정부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지난 25일 익명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중국의 열병식 행사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유럽 국가 정상들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 또한 중국 정부로부터 열병식 참석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의 초청을 받아들일 경우 중국의 군사력 과시에 들러리를 서는 꼴이 되거나 일본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선뜻 참석 의사를 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열병식 개최 배경과 관련해 겅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이같은 활동을 계기로 세계 각국과 함께 승전의 성과를 기념하고 세계 평화와 안보 수호에 앞장서며 인류의 밝은 미래를 이어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외신들은 중국 정부가 주최하는 이번 열병식 행사에는 중국의 군사력 과시 및 아시아 안보 개입 확대 의도가 담겨있다고 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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