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김지나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제 15기 주주총회는 씁쓸한 뒷맛만 남긴채 조용히 마무리 됐다. 특히 이날 노조는 후임 사장인선이 지연됨에 따라 올해 임·단협 협상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직접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31일 노조 관계자는 서울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제 15기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이미 단체교섭을 사측에 요구해놓은 상태로 5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임단협) 교섭에 나선다”며 “산업은행이 대주주이긴 하지만 실제로 경영에 관여를 하는 입장이라면 충분히 교섭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재호 사장이 추후 열릴 주주총회까지만 대표이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르면 5월 중 신임 대표이사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예정인 만큼 임시 대표인 고 사장과의 단체교섭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뒤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주주총회에 참석해 대주주인 산업은행측이 사장인선을 미루는데 대한 질책과 질의를 던졌다.
현시한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은 “상정돼 있는 내용에는 현재 대표이사며 의장인 분(고재호 사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의안이 없다”면서 “대우조선의 현제 대표이사가 이사로 선임되지 않은 점은 문제가 있다, 31%의 주식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 관계자의 대답을 듣고 싶다”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현 위원장은 “대표 없이 회사가 운영되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상황이다. 여러차례 기회가 있었으나 사장 선임 의안은 다루지도 않았다”면서 “국책은행(산업은행)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그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거듭 답변을 촉구 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산업은행 관계자는 “발언하지 않겠다”며 맞섰고, 일부 주주와 노조 관계자들은 “당당히 알 수 있도록 말해 달라”며 잠시 시끄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현 위원장은 “하루 빨리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정치 노름판이 아니라 삶의 터전으로 돌려놔 줄것을 요구한다”면서 “산업은행 낙하산 인사가 온다면 총 파업을 통해서라도 그것을 막아내겠다”고 말해 기존의 강경대응 뜻을 거듭 확인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주주는 “이번에 선임할 이사 후보자들은 회사 경영에 많은 공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주주들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본 주주는 이사 후보자들이 회사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애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노조측이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대의 뜻을 표명중인데 반해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낙하산 지적을 받고 있는 김열중 사내이사 후보의 선임에 대해서는 거수기 행태가 벌어진 것이다.
또 이날 조전혁 감사위원은 후보자는 일부 주주들이 이사회 출석률이 75%가 안된다는 이유로 선임을 반대해 선임되지 못했다.
한편 이날 대우조선해양 노조관계자 30여명은 주주총회에 앞서 집회를 열고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정치권 눈치만 보지 말고 하루속히 사장선임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의 직무유기로 인한 대표이사 선임이 늦어지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사장 공백으로 지난 2월 이후 한 척의 배도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릴 높였다.
이어 “5만 구성원을 대표한 대우조선노조는 하루 빨리 사장을 선임하고 피해를 막아야 한다”면서 “조선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리나 차지하려는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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