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부터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멸실 위기에서 수집한 ‘관운장군도(關雲將軍圖)’ 등 무신도, 북두칠성 명두 같은 무구와 무복,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와 동해안굿 사진(1960~70년대 촬영), 남이장군사당제(1972년 촬영) 동영상 등 300여점을 선보인다.
김태곤 교수는 '한국의 무신도(巫神圖)' 등 저서 34권과 '황천무가연구(黃泉巫歌硏究)'등 논문과 글 200여 편을 남긴 민속학자이다. 대학시절부터 전국의 굿 현장을 찾았고, 무당들이 무업(巫業)을 그만두면서 소각하거나 땅에 묻는 무신도와 무구를 수집했다. 무속 연구에 힘을 쏟으면서 ‘모든 존재는 미분성(未分性)을 바탕으로 순환하면서 영구히 지속한다’는 ‘원본사고(原本思考)’ 이론을 이끌어냈다. 몽골‧시베리아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면서 비교연구를 시도하던 중 1996년, 61세에 작고했다.
사후에 부인 손장연 여사는 2012년 7월, 국립민속박물관에 조사현장 사진․동영상 등 아카이브자료 1883건 3만198점과 무신도 등 유물 1368건, 1544점을 기증했다.
전시는 기증유물을 중심으로 35년에 걸친 민속학자 김태곤의 학문적 발자취를 따라 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전시를 통해 한국 무속 연구에 매진한 민속학자가 무엇을 탐구하고 어떻게 조사하였는지, 그리고 수집 자료의 의미를 고찰할 수 있도록 4부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삼국지연의도' 4점을 볼수 있다. 소설 '삼국지'(三國志)의 중요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중국 촉한의 관우장군을 장군신․재복신(財福神)으로 믿는 동관왕묘에 걸었던 그림이다.
‘삼국지연의도’ 등 일부 코너에서는 다양한 자료와 상세한 설명을 접할 수 있도록 ‘비콘(Beacon)’이라는 새로운 전시기법을 선보인다. 비콘은 관람객이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전시물에 접근하면 상세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사진과 음원‧영상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전시 안내시스템이다. 또한 서울과 황해도 지역의 무신도 70여 점은 전시장을 마치 수장고를 개방한 듯한 분위기로 전시한다. 수장과 전시가 결합된 이 형식으로 여러 무신도를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6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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