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유독 중국에서 상표권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는 외국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상표권 분쟁이 마치 중국 진출의 ‘통과의례’, ‘신고식’처럼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엔 세계적인 스포츠운동화 제조업체 뉴발란스가 중국 내 상표권 분쟁으로 약 170억 원의 벌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중국 광주일보(廣州日報)가 30일 보도했다.
1906년 미국에서 탄생한 뉴발란스는 지난 2006년 상하이에 법인을 세우며 중국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뉴바룬(紐巴倫)'이라는 중국어 이름을 사용했지만 이후 ‘신바이룬(新百倫)’으로 중국어 이름을 바꾸고 영업해왔다.
하지만 ‘신바이룬’은 광둥성(廣東)에 살고 있는 기업가 저우(周) 씨가 2008년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상표국에 등록한 상표명이었다. 저우 씨는 1996년 8월 이미 ‘바이룬’이라는 상표명을 등록해 광둥성에서 신발·모자·양발 사업을 해 왔다. 그 뒤 2008년 1월엔 남자신발 전용 브랜드 ‘신바이룬’도 상표명으로 등록해 대형 쇼핑센터 등에서 실제 ‘신바이룬’ 신발을 팔았다.
문제는 저우 씨가 2011년 7월 뉴발란스에 상표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상표권 분쟁이 벌어진 것이다. 저우 씨는 뉴발란스의 상표권 침해로 인한 피해 금액이 10억 위안이 넘는다며 뉴발란스 측에 ‘신바이룬’ 상표권 사용을 중단하고 9800여만 위안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최근 중국 법원은 ‘미국의 뉴발란스’가 아닌 ‘중국의 뉴발란스’ 손을 들어줬다. 광저우 중급법원은 1심판결에서 뉴발란스의 ‘신바이룬’ 상표권 침해 사실을 인정하며 해당 상표권 사용을 중단하고 뉴발란스가 신바이룬 측에 9800만 위안을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뉴발란스 외에 다국적 기업인 테슬라, 애플, 버버리그룹, 보테가 베네타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도 모두 중국에서 상표권 분쟁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해 중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한 중국인 사업가로부터 테슬라 상표권 침해 혐의로 피소돼 양측간 합의로 해결한 바 있다. 보테가 베네타도 중국 시장에서 사용해 온 중국어 이름 ‘바오티자(寶緹嘉)’를 중국인 상표 등록을 선수치는 바람에 지난 2013년 어쩔 수 없이 비슷한 발음의 ‘바오뎨자(葆蜨家)’로 바꿔야만 했다. 애플도 아이패드 상표권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다가 결국 지난 2012년 선전의 한 기업에 6000만 달러(약 640억원)의 거액을 지급하고 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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