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경기도 일산에서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한판 승부를 펼친다. 외국계인 코스트코와도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경쟁을 벌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18일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을 오픈한다. 이곳은 이마트가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을 한 공간에 배치해 관심을 끌고 있다.
축구장 10개 크기인 10만㎡(약 3만평) 면적에 생활용품 매장인 '더 라이프'를 비롯해 가전 매장인 '일렉트로 마트', 식음료 매장인 '피코크 키친' 등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애완 전문점인 '몰리스', 친환경 페인트 전문점 '벤자민무어'와 한식뷔페 '올반', 어린이 스포츠클럽, 베이비 카페, 문화센터도 들어선다.
신세계그룹이 여기에 거는 기대도 상당하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011년 이후 중단했던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하면서 이마트타운을 가장 먼저 홍보하고 나섰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곳을 8차례나 소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피코크 키친에 대해 "백문이 불여일미(不如一味)"라며 "많은 설명보다 한번 오셔서 드셔보시면 그 깊이와 다름을 느끼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렉트로 마트'에 대해서는 "구색과 가격 혜택은 기본,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움과 흥미를 줄 수 있는, 우리 같은 어른(?)과도 감성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그런 가전매장을 만들고 싶었고…드디어 만들어버렸다"고 쓰기도 했다.
올반에 대해선 "질 좋은 파주 장단콩으로 두부공반에 직접 콩을 갈아 그날그날 두부를 만드는 데 그래서 더 신선하고 더 고소해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조만간 피코크 상품으로 출시 될 예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CEO가 직접 홍보에 나서자 경쟁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동차로 15분여 거리에 있는 롯데마트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 킨텍스점과 25분 거리에 있는 코스트코 일산점이 바로 그것. 이마트타운의 핵심이 동일한 업태인 '트레이더스'이기 때문이다.
창고형 할인매장은 불황과 소비 위축으로 백화점, 대형마트가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가운데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최근 다시 각광받고 있다.
이번에 10번째로 킨텍스점을 오픈하게 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81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3년보다 20.5% 신장한 수치다. 2013년에는 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경기도 용인의 구성점 오픈 이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 전년 대비 평균 154.6%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트레이더스 매출 목표는 9760억원에 달한다.
2012년 6월 1일 서울 금천점을 시작으로 킨텍스점까지 현재 5개 점포를 운영 중인 롯데마트 빅마켓의 선전도 돋보인다. 빅마켓은 지난해 전년 대비 12.7%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롯데마트 매출이 전년 대비 7.7%, 영업이익이 64.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2012년 6월과 9월 창고형으로 점포를 바꾼 롯데마트 금천점과 신영통점의 2013년 매출은 2011년보다 전환 이후 각각 10.5%와 95.1%나 뛰었다.
이에 대해 이마트와 롯데마트 관계자는 공통으로 "창고형 할인점은 일반 할인점보다 7~15%의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인테리어 비용을 줄이고 판매 품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으며, 3000~4000여개의 핵심 상품만 취급해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제품가를 전반적으로 낮춰 소비자들을 끌어 모았다.
업체별 점포의 장점에 대해선 이마트는 트레이더스가 비회원제이면서 모든 결제 수단이 기존 할인점과 동일하다는 것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빅마켓이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해외 유명 상품도 직수입·병행수입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춰 판매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트코'에 비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것도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 속에 당분간 아울렛과 함께 '박리다매' 전술을 사용하고 있는 창고형 할인매장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다"며 "하지만 국내 유통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진출 8년만인 2006년 철수한 같은 형태의 월마트나 까르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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