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이 올해 첫 당국 회담인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제6차 회의를 열어 북한 근로자 임금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경색된 남북관계 현주소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사진은 16일 개성공단 종함지원센터 에서 열린 제6차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 참석한 이상민(오른쪽) 통일부 남북협력지부 발전기획단장이 북한측의 박철수 중앙특구 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사진=공동취재단]
박 부총국장 등 북측 대표단은 남쪽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는 남측 대표단을 환송할 때도 굳은 표정으로 서서 형식적인 악수를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종합지원센터로 들어갔다.
12시간 가까이 진행된 마라톤 회담 직후 남북 대표단은 상대방에 대한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남측 대표인 이 단장도 공동위 회의 직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측은 출퇴근 도로 등 기반시설 보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임금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3통 문제 등 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논의를 회피하는 등 성의없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2013년 8월 출범한 당국 간 채널인 개성공단 남북공동위는 지난해 6월 제5차 회의 이후 열리지 못하다가 이번에 1년1개월 만에 개최됐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고 7차 회의 날짜도 잡지 못했다.
남북 당국 간 회담으로는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김영철 국방위원회 서기실 책임참사 겸 정찰총국장이 작년 10월 판문점에서 군사당국자 접촉을 가진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어서 기대가 컸지만 경색된 남북관계의 현주소만 확인했다.
이번 남북공동위에서 북측은 최저임금 인상은 주권사항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고, 남측은 북측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은 "개성공단은 남북이 협의해 운영한다"는 남북 합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남측 대표단은 최저임금 인상률 5% 상한선 개정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노동생산성과 업종 특성 등을 고려한 임금 개편 방안을 제시했지만 북측이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장은 "임금 문제가 가장 큰 이견이었다"며 "북측은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개정한) 노동규정에 따라 임금을 북측이 정한대로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공동위에서 개성공단 임금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음에 따라 오는 20일 마감인 북측 근로자 6월분 임금도 확인서 기준 임시 방편적인 방식으로 지급될 전망이다.
또 어렵사리 성사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가 성과 없이 냉랭한 분위기 속에 끝남에 따라 추후 회담 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장은 "차기(7차) 회의 일정에 대해서도 우리는 하루속히 회의를 열어 논의를 계속하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은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함에 따라 구체적인 일자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