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發 '코리아디스카운트'? "주주친화 정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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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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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한아람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주주총회(이하 주총)에서 3%도 안되는 근소한 표 차로 통과됐다.

주총에서 삼성물산은 국내 기관투자가 및 소액주주들의 표심 확보엔 성공했지만, 해외투자자 표를 얻어 표 대결을 펼쳤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와 크게 격차를 벌이고자 했던 당초 기대는 무산됐다.

이에 향후 삼성이 엘리엇 등과 같은 외국계 투기자본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확실히 해외투자자를 '삼성 편'으로 둘만 한 주주친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삼성물산 주총을 통해 드러난 대기업 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해외투자자와 소액주주에 대한 주주친화정책 필요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앞서 지난 15일 주총을 앞두고 삼성증권 윤용암 사장은 "투기펀드인 엘리엇과 첫 번째 싸움에서 '강하게' 이겨야만 앞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총에서 높은 표차로 이겨야만 합병의 정당성을 보다 명확하게 확보할 수 있고,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원활히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병 안은 주총에서 가결 요건의 2.86%포인트를 넘어서 간신히 통과됐다.

총 24.66%의 삼성물산 지분을 가진 외국인(엘리엇 포함) 및 소액주주 등이 주총에 반대표를 던진 반면 찬성표를 던진 외국인 및 소액주주는 16.77%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장중 합병 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매도 물량이 몰려 급락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는 각각 10.39%, 7.73% 씩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물산 주식을 각각 920억원, 515억원 씩 순매도 했고 제일모직 주식은 각각 331억원, 612억원 씩 팔아치웠다.

합병 재료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도 있지만 합병 성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실망감 등도 주가 하락 요소로 작용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가는 삼성과 이해관계가 없는 곳이 거의 없어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해외 투자자는 이와 다른 만큼 향후 이들의 표심을 확보할 만한 친화정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듀폰 같은 대기업들이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 왔다.

삼성물산은 엘리엇의 공격을 받은 이후 합병 법인의 배당성향 상향, 거버넌스 위원회 신설, 기업의사회적책임(CSR) 위원회 신설 등 주주친화 추진 방향을 공개해 왔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주주등과 소통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향후 이를 보안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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