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2분기 조(兆)단위의 손실이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우려가 장기화 될 전망이다. 2분기 실적이 이달 중 나올 전망인 반면 채권단의 실사결과가 일러도 8월 말 나올 것으로 예상돼 실적 정확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의 분기실적 발표일이 대부분 공개됐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9일, 대우조선해양은 이르면 이번 주 중이라고 밝혔으나, 회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와 시장 충격 등을 감안해 두 회사와 같은 날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은 최소 1조원에서 3조원, 삼성중공업은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예상중이다. 현대중공업도 최대 5000억원의 손실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처참한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이번 분기실적 우려는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채권단의 실사결과가 최소 6주에서 길게는 8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회사측은 “해외법인 실사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대우조선해양의 올 2분기 실적이 이달 29일 발표된다 해도 지난 21일부터 진행된 채권단의 실사결과가 다음 달 말에나 나올 예정인 만큼 회사측 발표와 채권단의 실사결과에 대한 일치여부 공방은 한 달여 이상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상장사의 분기실적 발표는 분기 마감일의 45일 이내에 진행돼야 하기 때문으로 실적발표 마감 시한은 8월 15일이다.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는 시장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최대한 이른 시간에 실적발표를 통한 적자 규모를 공개한 뒤 정상화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채권단의 실사가 오히려 회사의 발목을 잡게 된 꼴이 된 것이다.
이번 실적발표 및 실사결과가 나오면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책임론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최대주주로서 매년 재무책임자(CFO)를 파견해온데다 자금집행 등에 있어 강도 높게 경영에 간섭해온 산은측이 이번 부실을 몰랐을리 없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측은 그간 대우조선해양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관리위원회’가 회사의 경영 실태를 매년 평가해온 만큼 부실을 알 수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내부 관계자들은 “경영관리위원회의 존재 여부를 알지 못했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할 정도다. 즉 회사 내부에서조차 실체파악이 안되는 조직이 회사를 움직였다는 점 또한 지적 대상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입장에서는 실사로 나타난 적자 규모가 실적 발표보다 더 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만 있을 것”이라면서 “일부 언론에서 금융당국이 1개월 전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보고를 받고 바로 실사에 돌입했다면 이런 우려는 없었을 것이다. 산업은행의 안이한 대응과 땜질 처방이 회사를 망가뜨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실사와 별개로 27일부터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한다.
경영관리단장에는 남선알미늄 자금관리단장과 STX조선해양 경영관리단장을 역임한 강병윤 단장이 선임됐다.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는 산업은행에서 2명, 수출입은행과 농협에서 각각 1명씩 등 총 4명이 관리하며 대우조선 서울 본사에는 산업은행 인사 2명이 배치된다.
관리단은 현금 흐름을 관리하면서 추가 지원 필요성을 검토하고, 다른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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