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증시가 3900선을 지켜내며 약보합 마감했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평가절하를 통해 강인한 경기부양 의지를 시사했음에도 이날 증시 분위기를 크게 전환시키지는 못했다.
1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1포인트(0.01%) 하락한 3927.91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선전종합지수는 마지막 거래일보다 9.43포인트(0.41%) 상승한 2284.27로, 선전성분지수는 마지막 거래일보다 20.12포인트(0.15%) 오른 13323.09로 장을 마쳤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촹예반(創業板·차스닥)은 7.81포인트(0.29%) 내린 2698.91을 기록했다.
오전장 상승 출발한 두 증시는 오후 들어 극심한 등락을 거듭했고, 상하이 지수는 장중 한때 3900선마저 무너졌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 거래액은 각각 7122억9000만 위안, 6231억2400만 위안으로 전 거래일 대비 모두 늘었다. 두 증시 총 거래액은 1조30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이날 상하이 지수는 기습적인 중국 당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를 호재로 받아들여 장중 한 때 상승세를 보였다. 강력한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이 투자심리를 다소 회복시키는 듯 했으나, 이미 한층 고조돼 있는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심을 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인민은행이 제시한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6.2298위안으로 전날의 6.1162위안보다 1.86% 높게 고시, 사실상 위안화 가치를 절하시켰다.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절하폭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며 경착륙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공개된 제조업과 수출 지표 등이 예상보다 더 부진한 모습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이같은 위안화 가치 하락 유도책은 경기부양을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수출이 회복되고 자금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증시 부양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종목별로는 황금, 전자상거래, 국유기업개혁, 관광 테마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두 증시에 상장된 130여개 종목의 주가가 일일 상승 제한폭인 10% 이상 오르면서 일시매매정지(서킷 브레이커) 조치가 이뤄졌고, 반대로 1000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 제한폭 10% 이상 떨어지면서 거래가 중단됐다.
황금 테마주는 5.8% 급등했다. 후난황금(湖南黃金 002155.SZ)이 0.99포인트(10.04%) 오른 10.85를, 중금황금(中金黃金 600489.SH)이 1.04포인트(10.01%) 뛴 11.43을 기록했다.
전자상거래 관련주도 큰 폭으로 상승해 소상품성(小商品城 600415.SH)이 1.19포인트(10.04%) 상승한 13.04로, 보보고(步步高 002251.SZ)가 2.16포인트(10.02%) 오른 23.72로 장을 마쳤다. 특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합작을 체결한 소녕전기(蘇寧雲商 002024.SZ)의 주가가 폭등, 1.38포인트(10.01%) 상승한 15.17로 장을 마감했다.
알리바바는 전날 중국 2위 가전유통업체 소녕전기(쑤닝)가 발행한 비공개 주식 19.99%를 283억 위안(약 5조3000억원)에 매입해 쑤닝의 2대 주주에 올라섰다. 쑤닝 역시 140억 위안을 투자해 알리바바의 신주 2780만 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양사는 중국 온·오프라인 매장의 통합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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