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100여명을 훌쩍 웃도는 사망자가 나온 중국 톈진항 물류창고 폭발사고의 여파가 인터넷 세상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당국이 인터넷에 '톈진항 괴담'을 유포, 공포감을 조성하고 사회적 혼란을 키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 온라인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고 16일 전했다. 거짓사연으로 동정여론을 조성한 '무개념' 누리꾼도 등장해 논란이 됐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검열 당국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14일 "사망자가 1000명이 넘어섰다" "반경 1km 이내 생존자가 단 한 명도 발견되지 않았다" "톈진항 일대에 폭동이 일어났다"는 등의 괴담을 유포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와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 350개에 대한 완전폐쇄 및 일시정지 조치를 내렸다. 인터넷 사이트인 차부망(車夫網), 미행망(美行網), 군사중국망(軍事中國網) 등 18곳도 영구 폐쇄됐다.
톈진항 폭발사고 관련 거짓사연을 인터넷에 올려 기부금을 갈취한 누리꾼도 등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텐진항 사고 발생 2시간 뒤 한 누리꾼이 자신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아빠가 톈진항 근처에서 일하는데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혼자 있는데 너무 무섭다"는 등 내용을 올려 누리꾼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모든게 조작으로 밝혀졌다고 14일 전했다.
해당 게시글을 무려 200만명이 읽고 무려 3700명이 좋아요를 눌렀으며 1만 위안의 기부금까지 전달됐다. 모든 사연이 거짓임이 탄로나자 당사자가 즉각 웨이보를 통해 "기부금까지 받을 생각은 없었다, 별 뜻 없이 한 일"이라며 공개 사과했다. 웃지 못할 해프닝에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마음만 더욱 아프게 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폭발사고 소식이 전달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직접 이번 사건을 '피의 교훈'이라 지칭하며 "확실한 상황통제와 구조작업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최근 잇따르는 중국 안전사고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화학품과 폭발 위험 물질에 대해 전국적으로 일제히 안전점검을 실시하도록 했다.
지난 12일 늦은 밤 예고없이 찾아온 톈진항 물류창고 폭발사고는 TNT 폭탄 24t 규모와 맞먹는 초강도 폭발로 순식간에 톈진의 밤을 밝혔다. 중국지진센터에 따르면 첫 폭발 강도는 3t 규모 TNT 폭발 강도, 두 번째 폭발은 21t 강도와 맞먹었다. 폭발로 인한 화염이 인공위성에서도 선명하게 촬영됐을 정도로 불길이 치솟았다고 신경보(新京報)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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