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남자배우들은 신경 쓸 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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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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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아인·주원 성공사례로 본 캐스팅 비화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최근 ‘베테랑’(감독 류승완)이 승승장구 중이다. 25일까지 939만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천만영화 등극을 목전에 뒀다. ‘베테랑’에는 답이 없는 악역이 등장한다. 바로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 안하무인에도 격이 있다면, 조태오는 최악의 안하무인 재벌이다.

사실 영화 기획단계에서 조태오 역할은 캐스팅에 난항을 겪었다. 우여곡절까지는 아니지만, 유아인에게 책이 가기 전까지 몇몇 20~30대 배우들에게 시나리오가 들어갔지만 모두 고사를 했다.

이유는 제대로 재수없는 조태오 역할이, 20~30대 배우에게는 광고나 한류에 있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류승완 감독은 출연을 결정한 유아인을 위해 조태오 부분을 약간 수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아인은 영화를 위해 “조태오는 더 심했을 것 같다”면서 류승완 감독에게 전적으로 맡겼다는 전언이다.

젊은 배우들이 이런 문제로 먼저 겁을 먹고 작품 출연을 꺼린 작품 중에는 허영만 화백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KBS2 ‘각시탈’(극본 유현미·연출 윤성식·차영훈)이 있다.

한국판 슈퍼히어로 각시탈 이강토라는 멋지고 매력적인 배역 역시 이리저리 떠돌았다. 이유는 마찬가지로 한류 때문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각시탈을 쓰고 일본의 악행을 저지하는 연기는 국내 시청자들에게 찬사를 받겠지만, 방송 당시인 2012년 일본에서 일어난 한류붐에는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평균 시청률 16.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최고 시청률 22.9%를 기록한 ‘각시탈’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주원은 작품성만 생각했다. 그렇다고 주원이 한류 주역에서 밀린 것도 아니다. 주원은 ‘각시탈’ 방송 이후 이듬해 일본 도쿄에서 팬미팅 겸 콘서트를 열고 현지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 5일 방송을 시작한 SBS ‘용팔이’ 역시 최근 시청률 20%(닐슨코리아 기준)를 넘기며 승승장구 중이다. 믿고 보는 주원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다.

유아인 역시 ‘베테랑’ 개봉 이후 화장품과 증권사 등 광고모델 제안을 받고 심사숙고 중이다. 유아인의 사례만 봐도 캐릭터와 광고모델의 상관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0~30대 남자배우들은 작품 외에도 신경을 쓸 게 많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것도 이해가 되지만, 가장 먼저 연기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말은 진리다.

악역은 악역 나름대로 메리트가 있다. ‘베테랑’의 황정민은 ‘달콤한 인생’(감독 김지운)에서 백사장으로 특별출연했다. 4회 촬영 분량뿐이었지만 아직도 황정민하면 ‘달콤한 인생’을 떠올리는 관객들이 적지 않다.

배우가 연기로서 인정을 받는다는 게 얼마나 당연한 일인가. 유아인과 주원의 역할을 고사한 20~30대 남자배우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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