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5월 23일 ‘황금어장’의 한 코너로 시작한 ‘라디오 스타’는 9년째 살아남으며 두터운 팬 층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시청률 7.4%(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수요일 밤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라디오스타’의 장수 비결과 매력에 대해서 알아본다.
‘라디오스타’는 첫 방송 당시 ‘황금어장’이라는 MBC 평일 예능의 한 코너에 불과했다. 메인 프로그램인 ‘무릎팍도사’에 묻어가는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게스트 진도 ‘무릎팍도사’에 비해 상당히 인지도가 떨어졌다. 때문에 ‘무릎팍도사’의 분량이 많을 경우 ‘라디오스타’의 분량은 줄어들기 일쑤였고 결방되기도 했다.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아야 했기 때문에 초창기 콘셉트는 확실했다. 게스트를 불러놓고 막말과 맥락이 없는 질문으로 당황시켰다. 처음 ‘라디오스타’는 1인 게스트 체제였고, 이는 공격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는 MC들을 배려한 것이기도 했다.
이후 100회 가까이 방송이 진행되며 게스트들의 섭외에 ‘테마’가 생기기 시작했다. ‘잘나갔던 연예인 특집‘ 겸 ’신정환 폭로 특집‘으로 펼쳐졌던 성대현, 고영욱, 신동욱편은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주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이어 설운도·장윤정의 ‘트로트 특집’, 김흥국·김태원의 ‘기러기 아빠 특집’ 등이 방송되며 화제를 모았다. 또 ‘성탄 특집’을 기획하고 홍서범·김흥국·태연 등을 캐스팅해 큰 방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라디오스타’는 ‘무릎 팍 도사’를 넘어 자생할 수 있는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2009년에는 MC들과의 친분을 활용한 ‘김구라 공격 특집’, 라디오 스타를 본격 인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준 ‘룰라 특집’을 통해 수많은 매니아 층을 양산했다. 이후에도 ‘옹달샘 특집’, ‘중년 특집’등의 창의적인 기획을 계속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2010년에는 신정환이 도박 파문으로 하차해 견고했던 4MC의 팀워크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누가 와도 흐름을 놓치지 않는 단단한 포맷에 김희철 이라는 젊고 패기 있는 MC의 모험적 투입으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2011년에는 ‘무릎팍도사’가 252회를 끝으로 종영하며 ‘라디오스타’는 드디어 단일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김희철의 군 입대 이후 유세윤을 거쳐 슈퍼주니어 조규현이 새로운 MC로 자리를 잡으며 5년 째 같은 포맷과 MC진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완전히 자리를 잡은 ‘라디오스타’는 기존 섭외의 형식을 파괴한 신선한 기획으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만기·심권호·김세진·김동성이 출연한 ‘스포츠 스타 특집’,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연예인들이 출연한 ‘제2의 고향 특집’은 예능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더해 과거 함께 개그를 했던 ‘감자골 4인방 특집’이나 민머리 연예인들만을 섭외한 ‘해돋이 특집’은 창의력의 끝을 보여줬다.
이제 ‘라디오스타’는 대한민국의 대표 토크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게스트들의 재치와 팀워크, 제작진의 노고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여타 프로그램과 '라디오스타'의 차이는 기획과 섭외다. 섭외가 어려운 초창기 시절부터 인지도에 연연하지 않고 사소한 차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기획을 한 결과다. 늘 새로운 웃음과 감동을 준 ‘라디오스타’가 이번엔 어떤 창의적인 기획과 섭외로 시청자를 즐겁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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