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소와 풍자로 친일의 현실을 꼬집은 <만주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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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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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이지 149’의 연극선집 마지막 작품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지난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새롭게 선보인 기획프로그램 ‘스테이지 149’의 연극선집 마지막 작품 <만주전선>이 11월 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된다.

그간 인천에서 작품성과 실험성이 강한 공연을 만나기 어려웠던 점을 생각해 볼 때 연극선집 프로그램 중 완성도와 작품성이 높은 이번 작품은 인천 관객과 연극 마니아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다.

작가 겸 연출가인 박근형의 2014년作 <만주전선>은 탄탄한 드라마와 밀도 높은 구성이 주는 연극적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지난해 한국연극 베스트7에 뽑혔으며, 올해 제36회 서울연극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등장인물 캐릭터 하나하나에도 개성이 살아있어 여섯 인물들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생동감과 긴장감은 폭소와 풍자로 친일의 현실을 꼬집으며 시종일관 극에 집중하게 한다.

성전꽃꽂이 [1]



극의 배경은 1943년, 만주국 수도 신경(현재 중국의 장춘). 조선을 떠나온 의사 기무라의 자취방이다.

그와 알고 지내는 조선 출신의 젊은이들은 문학과 역사, 사랑을 토론하며 각자 떠나온 고향에 대한 향수를 나누면서 서로 의지하고 지낸다. 그들 모두에게는 공통적인 꿈이 있다.

부와 명예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만주국의 상류층 엘리트가 되어 평소 흠모하는 진짜 일본인처럼 사는 것이다. 어느 날 모임의 구심점인 아스카가 사모하는 요시에가 불륜 상대인 상사의 아내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그들은 요시에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미래를 놓고 갑론을박 하게 된다.

<만주전선>은 이처럼 우리 근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은 일제 식민지 치하 시절, 신분상승의 꿈을 안고 만주국으로 달려간 젊은이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극의 무대는 70년도 더 지난 과거인데 우리의 현실은 당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점을 꼬집는다.

시간과 공간이 바뀌었을 뿐 동일한 세태의 재연 혹은 재현의 반복이라는 것이다. 당혹스러운 이 말도 안 되는 역사의 쇠퇴를 웃음으로 유인해 묵직한 주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은 연출, 극작, 연기, 음악, 소품, 그 밖에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그간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박근형 연출의 작품은 이야기 안에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담겨져 있어 볼수록 곱씹어 보는 맛이 있는데 이 작품은 그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만주전선>은 다양한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연극선집 작품(여기가 집이다, 먼 데서 오는 여자) 티켓소지자는 30% 할인 받을 수 있으며, 2016년도 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반값에 관람 가능하다.

한편, 최고의 작품만을 모은 프로그램 ‘스테이지149’는 12월 이자람의 판소리 <억척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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