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8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386조7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역사교과서 공방으로 오전 회의가 파행으로 치달았고, 향후 심사 역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 역사교과서 공방으로 얼룩진 예결위
이날 시작부터 역사교과서 예비비 편성과 관련한 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 여야 공방이 벌어지면서 오전 회의는 파행을 빚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날 최경환 경제부총리에 대해 예비비 관련 자료를 요구했지만, 최 부총리는 "헌법과 국가재정법상 예비비는 내년도 차기 국회에서 승인받는 것"이라며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자 김재경 위원장은 회의가 시작된 지 한 시간여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오후에 재개된 회의에서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언젠가는 적화통일이 될 것이고 그들의 세상이 됐을 때,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키겠다는 이런 불순한 의도가 아니고선 어떻게 이렇게 온몸을 던져서 지키고 막아내려 하느냐"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야당 예결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을 비롯해 유성엽 의원 등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검정 교과서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화통일을 원하는 세력인가"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속기록 확인 작업 등으로 회의는 또 한번 정회되는 등 공방이 지속됐다.
◆ 재정건전성, 경제활력 가능성 질의 이어져
이날 예결위는 국회에서 201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임대형 민자사업(BTL) 한도액안을 상정해 황교안 국무총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각 정부부처 장관들을 상대로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했다.
최대 이슈인 역사교과서 문제 외에 의원들은 주로 재정건전성과 경제활력 등을 중심으로 한 예산 타당성 질의에 집중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에게 "경기부양 효과가 가장 큰 예산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인데 올해보다 1조5000억원이 감소한 20조5000억원"이라며 "건설업은 고용유발계수나 생산유발계수가 타 산업보다 월등히 높은데도 이를 줄이고 경제활성화가 가능한가"라고 지적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에 대해 "금년 예산은 추가경정예산 때 미리 당겨서 집행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줄어드는 폭이 미미하다"라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한다든지 공기업 역할을 강화해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재정건전성과 경제활력 두 가지를 예산안의 핵심 목표로 꼽았는데 둘 다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내년도 정부가 잡은 경제성장률 3.3%는 국내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 중 제일 높은 데 가능한가"라고 꼬집었다.
예결위는 30일까지 사흘간 질의 후 11월 2일부터 5일까지는 경제부처와 비(非)경제부처의 부별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9일부터 소위원회를 열고 사업별 예산에 대한 감액와 증액을 본격적으로 심사한 다음, 30일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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