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총통은 그 동안 공개적으로 양안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해 왔다. 마 총통은 올해 "적당한 시기, 적당한 장소에서 적당한 신분으로 대륙의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차례 피력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APEC에도 경제체 지도자의 신분으로 참석을 원했지만 중국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고 있는 중국이 양안 정상회담을 통해 대만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기 부담스러워서였다.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대만국민당 주석의 회동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지만, 양국간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었다. 게다가 마 총통은 지난해 11월 국민당 주석직을 사임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양안정상회담을 받아들인 것은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국민당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국민당은 지난 6월 홍슈주(洪秀柱) 후보를 대권후보로 확정지었지만 상대방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열세를 보여왔다. 이에 국민당은 지난달 홍슈주 후보 지명을 철회하고,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을 새로운 총통후보로 옹립했다. 하지만 주리룬 후보 역시 차이잉원 후보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상과 현실간 극명한 차이에 차이잉원 후보는 양안관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당으로서는 양안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국민당의 강점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민진당의 약점을 극명화시킬 수 있다.
반중세력인 민진당의 총통선거 승리는 중국에게도 '악몽'이다. 댜오위다오(釣魚島)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양안관계의 안정이 중요하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정권을 미국이 지원하는 형국은 피하고 싶다는 게 베이징의 입장이다.
이같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성사된 셈. 다만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해 정상회담의 주체는 '중국 국가주석'이나 '대만 총통'의 신분이 아닌 아닌 '양안 지도자'이다. 시 주석과 마 총통은 서로를 '선생'이라고 호칭하고, 회담을 마친 후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협정이나 공동성명 역시 발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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