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중국이 적극적 외교정책을 펼치면서 한·중 관계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10일 발표한 'KDI 북한경제리뷰 9월호'에 따르면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논문을 통해 "시진핑 지도부가 미국의 견제를 돌파하고 역내 주도권 경쟁에서 한국을 포섭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한국에 접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몸값은 미·중 경쟁, 중·일 경쟁, 남중국해 분쟁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높아진 측면이 있기 때문에 중국의 대외관계가 좋아지면 한국이 '왕따'가 될 수도 있다고 박 실장은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접근은 '조건이 분명한 호의'로 볼 수 있으며 언젠가는 중국이 '대가성 계산서'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중 관계 관리에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원치 않는 '선택의 딜레마'에 봉착할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전망됐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구조 속에서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이중 구조를 유지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시진핑 체제가 자국 주도의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를 만들고자 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의 공세적 외교와 국제적 역할 확대는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비춰지고, 이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 미·중 세력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도 '북한경제리뷰'에 실린 또 다른 논문에서 앞으로 미·중 간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이 북핵·북한문제를 중심으로 '연미협중(聯美協中)'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미·중 갈등과 경쟁이 더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일단 다행스러운 것은 양국이 북핵문제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거의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태도 변화를 잘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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