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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고]청렴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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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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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란 역사적․정치적․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 정의를 내리기 쉽지 않지만 한자어로 부패(腐敗)는 썩고, 패한 것으로 어떤 물질이 썩어서 완전히 못쓰게 되는 것을 뜻하며, 영어로는 부패하다는‘함께(Cor)’와‘파멸하다(rupt)’의 의미에서 비롯한 것으로 부패를 통해 개인 또는 국가가 함께 파멸한다는 경고를 의미한다.
 권용한 동두천소방서장 

[권용한서장]


한편 청렴은 부정부패가 없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포괄한다.

한자어로 청렴(淸廉)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것을 말하고 영어권에서는 라틴어인‘integer’에서 유래하였고, 역사적으로 완전함(wholeness)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청렴은 부정부패가 없는 상태로 정직성․신뢰성․공정성․객관성, 그리고 정의를 포함하는 성향이 있다. 청렴이란 완벽함으로서 단순한 마음일 뿐만 아니라 올바르게 살아가는 지식에 대한 신념을 가진 상태로서 공적․사적 삶에서 청렴하려면 내면에서 매우 단순하고 구체적으로 이루어지는 3단계의 조건이 요구된다.

3단계 조건은 첫째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구분하고, 둘째는 심지어 개인적 희생이 따르더라도 옳고 그른 것을 행동에 옮기며, 셋째는 잘못된 것에 대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동에 옮기기 위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얼마전‘명량’이라는 영화로 유명한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이순신은 무과에 급제한 뒤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남들이 권력자를 찾아가 높은 벼슬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아첨과 아부를 떨때 그는 의연하게 자신을 지켜 나갔다.

율곡 이이가 이조판서로 있을 때였다. 율곡은 같은 종씨(宗氏)로서 이순신에 대한 인품을 전해 듣고 한번 만나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 이순신에게 만나기를 청하였으나, 이순신은 다음과 같이 응답했다. “같은 종씨로서는 만나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리를 임용하는 이조판서로서는 만나뵐 수 없습니다.”

이순신은 율곡을 종씨로서 만나는 것과 이조판서로서 만나는 것이 공과 사를 분명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만큼 청렴하고자 한 이순신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처신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현대의 물질만능과 소비지상주의 시대에 청렴하게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돈이면 불가능도 가능하게 한다는 사고방식이 젖어 있는 상황에서 초연하게 청렴한 생활을 지켜가려면 남보다 검소해야 하고, 근면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세상이 혼란스럽고 부정과 부패로 가득찬 것은 근면과 정직을 버린 탓이며, 사치와 방종에 빠진 탓이다. 누군가가 공평과 청렴의 밀알이 되지 않고는 이 사회는 밝고 맑아질 수 없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175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2014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아시아 1위 청렴국가는 단연 싱가포르였다.

싱가포르는 홍콩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 연례조사에서도 매년 청렴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1960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퇴출되며 국가 존망 위기를 겪었던 싱가포르는 국가 안팎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부정부패가 기승을 부렸고,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은 듯 보였다.

그런 싱가포르가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오늘날의 싱가포르를 만든 것은 리콴유 전 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의지였다.

실제 리콴유 전 총리는 자신의 친구였던 테체앙 건설교통부 장관의 뇌물 사건에 대해서 조차 선처를 하지 않았다. 그간 혁혁한 공을 세웠던 테체앙 장관의 선처를 많은 이들이 요구했지만, 리콴유 전 총리는 처벌을 내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의지는 부패방지법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원동력이 되었고 정부의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때문에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시민의식 수준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되었다.

공직자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일깨워 준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과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총리.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하며‘나의 믿음’을 찾고자 하였고‘행동하는 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던 이 두 분이야 말로 시대의 변화에도 변치 말아야 할 공직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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