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승부를 가르는 것은 ‘거리’라는 것을 보여준 '맥그리거 VS 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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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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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FC제공]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지난 1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94'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왔다. 바로 코너 맥그리거가 무패의 챔피언 조제 알도를 1라운드 13초 만에 KO시키며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한 것이다.

이날 알도는 공이 울리자 전진 스텝을 밟으며 왼손 잽에 이은 오른속 훅 콤비네이션을 날렸다. 이에 맥그리거는 뒤로 물러서며 상대 턱에 정확하게 왼손 카운터를 꽂아 넣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현대 격투기의 트렌드가 된 길고 큰 자와 작고 짧은 자의 싸움, 그리고 서로의 거리를 잡으려는 치열한 전략 싸움이 함축돼 있었다.

UFC에서 맞붙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리치가 각각 다르다. 누군가는 짧고 누구는 길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체형의 선수들이 싸울 때는 비슷한 전략을 사용해도 되지만 신체 조건이 다르면 전략을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

최근 UFC에는 큰 키와 긴 리치의 선수들이 극단적 감량을 선택해 최대한 긴 거리를 잡고 유리하게 경기를 전개하려 한다. 라이트 헤비급의 존 존스가 그렇고, 이번에 챔피언에 등극한 코너 맥그리거, 루크 락홀드 모두 체급 내에서 압도적인 체격을 자랑한다. 헤비급도 어느 덧 상위 랭커들의 평균 시장이 190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과거에는 거인과 같았던 주니어 도스 산토스는 이제 평균적인 체격에 불과하다.

이렇게 체격이 크고 리치가 긴 선수들은 타격을 원거리 타격을 위주로 상대를 두들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준수한 복싱실력을 갖추고 스텝에 능하다. 헤비급 파브리시오 베우둠, 주니어 도스 산토스, 안드레이 알롭스키가, 스페티 미오치치 모두 비슷한 성향의 선수들이다. 때문에 케인 벨라스케즈 같이 체급 내에서 키가 작고 리치가 짧은 선수들은 극단적 압박을 통해 상대를 무너뜨려야 한다. 그게 성공했을 때는 산토스를 무너뜨렸고, 실패하자 베우둠에게 무력하게 패하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왔다.

알도도 마찬가지다. 거리를 내주면 상대의 원거리 타격에 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패배가 됐지만 알도로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과거 비토 벨포트가 크리스 와이드먼과의 대결에서 초반 압박으로 승리를 보려 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는 초반 압박에 실패하며 챔피언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과거 벨포트는 현재 챔피언 락홀드를 이런 압박으로 KO 시킨 적이 있다.

작은 선수들의 최대 문제는 시야를 가리고, 또 제대로 맞으면 한방에 KO될 수 있는 상대의 길고 강력한 펀치를 피하며 어떻게 상대에게 붙는 가이다. 빠른 스피드와 힘, 그리고 펀치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성이 요구된다. 또 경기를 끝내기 전까지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사기’에 가까운 체력이 필요하다. 최근 체급 내 체격이 작은 선수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압박은 쉬운 일이 아니며, 현재 이런 최고 수준의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선수는 케인이나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 정도 밖에 없다.

물론 장신 선수들에게도 유려한 스텝과 복싱 실력, 그리고 상대가 붙었을 시 떼어 낼 수 있는 힘과 레슬링 실력이 필요하다. 상대의 압박을 무력하게 허용하면 산토스와 케인의 2,3차전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타 격투기 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링은 거리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현재는 ‘긴’ 선수들이 득세하고 있는 경향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수세에 몰린 선수들은 답을 찾아왔다. 케인이나 벨포트 같은 작고 전투적인 선수들이 상대의 거리를 부술지 지켜보는 일도 격투기를 보는 새로운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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