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창업과 벤처의 요람 '선전 화창베이’ 의 촹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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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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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베이의 촹커들[사진=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인민화보 판정(潘征) 기자 =선전(深圳)시 화창베이(華強北)상업지구에는 혁신형 창업자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촹커(創客)’라는 후광을 업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중국 제일의 전자 거리’로 불리는 화창베이는 혁신 창업의 기치 아래 조용히 변화하고 있다. 화창베이는 촹커의 인큐베이터로 성장했고, 정부와 대중은 화창베이의 발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초겨울 밤 10시, 화창베이 스지후이(世紀汇)빌딩 21층은 여전히 밝았다. 21층 전체가 핵스(HAX) 사무실인 이곳에서 세계 각국의 촹커들이 밤이 새는 줄 모른채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우치위(武起予) 핵스 운영 담당자는 “핵스는 24시간 개방하기 때문에 촹커들이 언제든지 와서 일할 수 있다. 출근 길에 자신의 아이디어가 사라질까 걱정해 아예 사무실에서 자는 촹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자유로운 ‘창조’가 바로 화창베이 촹커의 일상이다.

화창베이의 창업 열풍

‘촹커’는 영어의 ‘메이커(Maker)’에서 비롯된 말로 취미로 시작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화창베이의 촹커 중에는 더 이상 ‘취미’ 수준이 아닌 취미를 업그레이드 시킨 창업형 촹커가 많다.

화창베이는 매우 성숙한 촹커 경제와 거의 완벽한 하드웨어 기반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몇년 전 핵스는 선전에 자리를 잡았다. 선전의 전자부품 선두기업인 화창(華強)과 싸이거(賽格)도 촹커 흐름에 뛰어들었다. 루젠(陸健) 선전시 과학기술혁신위원회 주임은 현재 선전의 촹커 집단은 나날이 강력해지고 있으며 창업형 촹커와 취미형 촹커를 합치면 1만여 명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상업지구인 선전 화창베이는 선전시 푸톈(福田)구에 위치한다. 화창베이의 전신(前身)은 전자, 통신, 전기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공업단지였다. 강력한 제조력을 바탕으로 한 1.45㎢ 규모의 이 좁은 지역은 20세기 말부터 주싼자오(珠三角), 더 나아가 중국 전자산업의 창구가 됐다. 이곳 업체들은 부품업체들을 통해 해외 부품을 구입해 조립하거나 해외 설계도에 따라 ‘산자이(山寨, 모조품)’ 제품을 만들어 다시 시장에 공급했다. ‘산자이’ 제품은 한때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화창베이의 진정한 주체는 언제나 전자부품산업이었다. 청이무(程一木) 선전시 전자상회 집행회장은 화창베이에서 일한지 20여 년이 된 화창베이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초기 촹커는 대부분 취미에서 출발해 함께 모여 혁신적인 실험을 했을 뿐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화창베이 촹커는 지난해부터 형성됐고 올해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대중창업, 만중혁신(大衆創業, 萬衆創新)’ 개념을 제시한 이후 촹커 열풍이 불었다고 말했다. 그는 “화창베이에는 완벽한 부품 공급사슬과 솔루션 제공자, 수많은 레퍼런스 보드와 모듈이 있기 때문에 혁신의 문턱이 낮다. 화창베이에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보다 쉽게 제품화할 수 있다”
 

화창베이의 촹커들[사진=인민화보 친빈(秦斌) 기자]


촹커, 산업과 생활을 창조하다

화창베이의 촹커는 일상생활의 작은 부분과 사회적 수요에 주목한 창조자다. 그들은 지나치게 고급스럽고 대단한 것을 추구하지 않고 생활의 작은 부분과 사람들의 진정한 니즈에 관심을 갖는다.

화창베이 국제촹커센터의 후빈(胡斌)은 알리바바 산하의 톈마오왕(天貓網)에서 온도계 판매를 담당했었다. 젊은 아빠였던 그는 어린 아이의 체온을 재는 일이 늘 어려운 미션처럼 느껴졌다. 체온을 잴 때마다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간편한 온도계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그는 2명의 파트너와 적외선 계산법 등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 온도계를 만들어냈다. 그가 만든 스마트 온도계는 ‘와이(Y)’자 모양의 작은 기기와 휴대전화 앱만 있으면 피부에 접촉하지 않고도 아이의 체온을 잴 수 있다. 안전하고 작동이 간편한 이 온도계는 젊은 부모의 짐을 덜어주었다. 현재 이 스마트 온도계는 미국 업체의 뒤를 이어 전세계 2위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요즘은 ‘아름다움’을 중요시하는 시대다. 많은 여성이 자신의 피부 상태에 관심이 있고 화장품을 통해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려 한다. 그러나 자신의 피부 상태를 잘 몰라 잘못된 방법으로 스킨케어를 하는 사람이 많다. 핵스 중국팀의 왕제(王傑)와 위안후이(袁慧) 부부는 여성의 이런 니즈를 포착하고 이 고민을 해결했다. 왕제는 화웨이(華爲)에서 기술직 사원으로 일했고, 위안후이는 화장품 회사에서 일했다. 그들은 각자의 경험을 살려 피부 각질과 수분, 자외선 상태 등을 측정하는 작은 거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사용자의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피부 관리 제안을 해주는 명실상부한 ‘뷰티 어시스턴트’다. 부부는 각자 잘하는 부분을 절묘하게 결합해 사업으로 성공시켰다.

또한 화창베이의 촹커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창조자다. 그들은 자신의 기분과 시대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을 통해 정감이 없는 하드웨어를 정이 넘치는 창조품으로 만들었다.

디자인 직에 종사했던 자오쥔(趙俊)과 그의 팀은 스마트 뮤직박스 무드조명을 만들었다. 자오쥔은 2세대 선전 사람으로 어릴때부터 예술을 좋아했다. 그는 평면 디자인 일을 하다가 제품 제작으로 직업을 전환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기도 했다. 그는 ‘중국 제조’에서 ‘중국 지조(中國智造)’로 발전하는 과정에 자신의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제품이 평범하지 않고 분위기가 있길 바랐다. 그가 만든 스탠드 조명은 일반 스탠드와 달리 스토리가 있다. 이 스마트 전등은 음악을 틀어줄 뿐 아니라 조명 빛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춰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오쥔은 뭐든지 빠르게 진행되는 요즘, 사람들은 앞을 향해 달리느라 주위에 있는 아름다움을 놓친다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이 자연의 부드러운 불빛과 음악 속에서 빠른 삶 중에서도 평화와 마음의 안정을 찾길 바란다. 깔대기 모양의 디자인은 자오쥔의 아름다운 시간에 대한 감탄을 표현한 것으로 이를 통해 사용자도 움직이는 시간의 아름다움을 느끼길 바라고 있다.

촹커의 생태계

촹커는 멋있어 보이지만 안정적인 직업과 비교하면 그들의 삶은 앞이 보이지 않는 모험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촹커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린원줴(林文珏) 싸이거촹커센터 최고경영자(CEO), 커거스제(極客視界) CEO는 “스마트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촹커가 가장 힘들고 어렵다. 스마트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인재에 대한 요구 조건이 까다롭다. 또한 산업사슬에도 문제가 있다. 일부 부품은 제작이 어렵고 단계별 제약도 많다. 때문에 스마트 하드웨어 제품으로 성공한 촹커의 수는 매우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실현시키는 일은 험난한 과정으로, 촹커에게 자금 일부를 제공하는 인큐베이터나 기관도 있지만 그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 사회적으로 ‘대중창업, 만중혁신’ 붐이 일고 있지만 하드웨어 촹커의 길은 여전히 험난하기만 하다.

촹커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린원줴 CEO는 촹커는 세밀한 분야의 수요에 주목해야 대기업의 공세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이무 회장 역시 촹커 대열에 합류하려는 청년들에게 “촹커는 열정만으로는 안 된다. 심사숙고한 다음에 실행에 옮겨야지, 한순간의 열정으로 자신의 성장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촹커는 우선 제품을 잘 만들고 시장을 형성해 제품을 통해 수익을 낸 다음 회사 규모를 키우고 강하게 만들 궁리를 해야 한다. 이것이 타당하고 현실적인 노선”이라고 조언했다.

앞에 놓인 혁신의 길은 여전히 어려움이 가득하지만 우리는 촹커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존재 가치가 있다는 것을 봤다. 그들이 창조한 제품이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더 나아가 이 시대를 전진시킬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그들은 이 사회의 개조자이며 기술의 혁신자다.

* 본 기사와 사진은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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