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정부와 산업계가 드론 상용화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분야에서 폭넓은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드론이 촬영 등 취미의 영역에서 벗어나 상업적 활용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재해감시, 치안유지, 항공정찰 구호품전달 등 공공부문과 항공방제, 어군탐지, 물류수송 등 민간부문이 주된 수요처다. 특히 각 분야에서 활용되는 드론은 기능이 서로 달라, 시판된 제품 만으로는 충족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특화된 드론을 자체 개발하는 업체가 꾸준히 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드론관렵 업체 수는 2013년 116개에서 올해 710개까지 늘었으며, 신고된 드론도 2010년 144개에서 968개까지 증가했다. 드론을 조종하기 위한 조종자증명 취득자 수도 2013년 54명에서 올해 897명까지 늘었다.
드론 개발업체 카스콤은 이륙 중량 32kg급과 16kg급의 농업용 드론을 최초로 양산한 업체다. 카스콤은 국내외 농업용 드론 방제기 시장을 겨냥해 관련 드론을 개발 중이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등 각각 60만대가 넘는 수요가 예상되는 농업용 드론 방제기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유콘시스템은 소형 드론을 주로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지난 2009년부터 군에 납품해 방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콘시스템은 방산 분야를 넘어 민간 부문으로 영역을 개척 중이다. 주요시설 감시용, 재해, 소방방재용 드론에서 독자적인 기술로 두각을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목표다.
전세계 드론 상용화의 대표적인 업체로 꼽히는 아마존도 자체개발한 드론을 이용해 택배를 30분 이내에 배달하는 ‘프라임 에어’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드론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에게 드론 기술 개발은 중요한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국내업체들은 정부 주도의 무인기 개발 사업을 통해 부분적인 독자개발 능력은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드론 주요 부품 제작과 설계, 충돌 감지, 회피 등의 핵심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상업용 드론에서 세계 70%의 점유율을 차지해 부품조달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DJI 등 중국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지 못하면 (한국업체는) 사실상 대량생산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은 완제품 생산기술이 있어도 부품 수입 단가가 비싸고 인건비도 차이가 커 국내서 조립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세계적으로 규제가 거의 없는 소형 드론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한 중국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중국 허난성(河南省)은 지난해부터 100억 위안(약 1조 7000억원)을 투자해 '드론마을'을 조성, 드론 전문대학, 드론 연구개발(R&D) 센터, 드론 슈퍼마켓 등을 건립 중이다. 허난성은 2017년까지 이곳을 중국 최대 드론 교육센터로 만들고, 2020년에는 100개가 넘는 드론기업을 입주시킨다는 방침이다.
2024년 민간 산업용 드론 시장은 30억 달러(약 3조 5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국토부를 중심으로 드론산업을 키우기 위해 시범사업 분야와 시범비행 구역을 늘리고 있지만, 드론 보급 가속화를 위해 보다 신속한 드론 환경의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안재영 ETRI 위성항공ICT연구부장은 "민간 산업용 드론시장에서 DJI가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했지만, 우리도 이 분야를 키워서 언젠가는 뺐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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