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백현철 기자 = 최근 공인중개 업계와 업역 파괴 논란을 일으킨 '트러스트부동산'의 영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공인중개 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트러스트부동산이 아직 거래 건수가 전무하다는 이유로 행정조치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2일 공인중개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강남구청에 지난해 7월 내려진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개인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가 '부동산'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공인중개사법 위법 소지가 많다는 판단을 전달했다.
이는 강남구청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제출한 진정서와 관련, 국토부에 해석을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강남구청은 트러스트부동산의 관할 구청이다.
구청은 앞서 협회의 진정서에 대해 국토부와 같은 해석을 내렸었다.
무등록 중개행위와 관련해선 실거래 건수가 없어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여러 채널을 통해 파악하고 있지만, 트러스트가 거래한 ‘실거래’ 건수가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실제 중개 행위 발생 여부에 따라 구체적인 행정조치를 판단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청도 트러스트부동산에 대해 수사할 권한이 없어 해당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트러스트부동산은 변호사로 구성된 부동산 중개서비스 업체로 올해 초 영업을 시작했다.
트러스트 부동산은 매물 등록과 알선을 하지만 기존 중개업소의 중개 수수료 체계와는 달리 전·월세 3억원 미만 및 매매 2억5000만원 미만이면 45만원, 그 이상이면 99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10억원짜리 집을 매매했을 때 중개수수료는 최대 900만원인데 반해 이 업체에선 10분의 1 수준인 99만원을 받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러스트의 서비스에 반발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달 초 트러스트에 영업 중지 등을 요구하며 강력하게 항의 했다.
지난 9일 부동산 공인중개사들로 구성된 민주공인중개사모임은 강남구 역삼동 트러스트부동산 사무실 앞에서 반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승배 트러스트 부동산 대표는 “소비자에게 질적으로 높은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중개 수수료를 받고 중개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트러스트부동산은 거래가 이뤄질 경우 법률 자문료란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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