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한국도로공사(사장 김학송)가 휴게소 상공에 띄운 '안전운전 홍보 비행선'이 폭발성 높은 수소로 채워져 있는 사실이 확인돼 급히 비행선을 끌어내리는 촌극을 빚었다.
27일 도공 등에 따르면 도공은 지난 24일부터 주요 휴게소 60곳에서 '봄나들이 교통안전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남해고속도로 함안휴게소 등 4곳 휴게소 상공에 12m 길이의 비행선을 날렸다.
문제는 이 무인비행선에 규정상 이용 금지 물질인 헬륨 대신 값싼 수소를 채워 넣는 사실이 휴게소 현장에서 한 종편 방송사 취재팀에 발각됐다.
도공으로부터 위탁받은 비행선 제작 업체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가격면에서 5분의1에 불과한 수소를 사용한 것이다.
비행선 한대에 헬륨을 주입하면 100만원 가량 들어가지만 수소를 이용하면 20만원으로 충분하다.
수소는 공기보다 가벼워 부양력이 더 좋지만, 강한 폭발성으로 인한 위험성 때문에 사용이 금지돼 있다.
80년전인 1937년 5월 헬륨 대신 수소를 넣은 독일 비행선 힌덴부르크가 벼락을 맞고 폭발해 탑승객 36명이 숨진 이후 비행선에 수소를 주입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비행선 주입 금지를 불문율로 전해져 오고 있다.
도공은 이같은 사실이 확인된 26일 해당 휴게소 상공에 띄워져 있던 홍보 비행선을 부랴부랴 모두 끌어내렸다.
도공은 위탁업체를 대상으로 경위 조사에 나서는 한편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사법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도공은 지난해의 경우 전국에서 110차례 비행선을 띄우면서 비행선 제작 위탁업체에 모두 헬륨가격을 기초로 1억9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공은 본격 행락철을 앞둔 지난달 대표적인 고속도로 사망사고 원인인 졸음운전 안전띠 미착용 과속 등을 줄이기 위해 5000여명의 전 직원을 상대로 홍보 문구 공모를 했다.
도공 자료에 따르면 봄철(3~4월) 교통량이 겨울철(1~2월)보다 8%가량 늘고 사망자는 22%나 높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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