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전체 ISA 가입자 수는 전날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지난 14일 ISA가 본격 출시된 지 보름 만이다. 영업일 기준으로는 12일 만이다.
금융당국 공식 통계로는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ISA 가입자와 가입 금액은 각각 92만6103명, 5192억원이다.
앞서 2013년 출시된 같은 비과세 상품인 재형저축의 경우 출시 후 첫 12영업일 동안 119만명이 가입했다.
다만 ISA의 경우 예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을 담는다는 점에서 기존 세제 적격 상품과 개념이 완전히 다른 상품이기 때문에 초기에 가입을 망설이는 분위기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평가다.
업권별로 보면 외형적인 면에서는 은행이 초기 시장을 주도했지만 내실에서는 증권사가 앞선 상황이다.
출시 첫 날인 14일의 경우 전체 가입자 32만2990명 가운데 은행이 31만2464명으로 96.7%에 달했다. 가입액 역시 은행이 802억원을 유치하며 증권사(293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입액에서 증권사와 은행간 격차가 빠리게 좁혀지고 있다.
실제로 ISA 판매 2주차(21∼25일) 들어 1987억원이 유치됐는데, 증권사를 통한 가입액이 1019억원(51.3%)으로 은행(966억원)을 추월했다.
특히 출시 이후 보름간 누적 기준으로 증권사 1인당 가입금액은 300만원으로 은행(35만원)의 10배에 육박했다.
오는 5월부터 ISA 수익률과 수수료 체계가 공개되면 은행·증권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 비교가 가능해지면 고객은 은행이나 증권사 중 어느 금융사의 수익률이 높은지, 총수수료는 어디가 가장 저렴한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6월부터 ISA 계좌 이동까지 가능해지면 금융사간 고객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당 판매 경쟁 속에서 이뤄질 수 있는 불완전 판매가 문제로 우선 거론된다.
일부 은행들은 초기부터 직원별로 유치목표 계좌를 100∼200개로 정하고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렸다. 이런 탓에 은행권을 중심으로 잔고가 1만원 이하인 깡통계좌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ISA에 담는 고위험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유치계좌 수 등 단기실적 위주로 평가가 이뤄지는 영업환경에선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있다"며 "ISA 영업평가 기준을 연간 평잔 및 수익률 등 중장기 실적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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