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주말, 여야 지도부는 ‘집토끼’로 불리는 지지층 확보를 위해 이틀 내내 ‘강행군’을 펼쳤다. 집권여당은 최근 공천 사태에 따른 내홍을 잠재우려 인천, 부산경남(PK) 지지층 단속에 매진했다.
야당은 ‘분당 사태’로 갈라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맞붙었다. 특히 야권연대 시한을 하루 앞두고 있는 터라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도부는 물밑 신경전을 벌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주말 첫날인 2일 인천 계양갑 오성규 후보 지원유세를 시작으로 인천 13개 선거구 중 남을 지역구를 제외한 12개 선거구를 도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이튿날인 3일에는 제주로 넘어가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고 이후 부산으로 넘어와 자신의 지역구 등 최근 흔들리는 부산·경남(PK) 표심 단속에 공을 들였다.
특히 야당에서는 호남에서 주말 혈투가 벌어졌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전통적인 야권 지지세력인 호남을 나란히 찾아, 표심 쟁탈전을 벌였다.
1일 전북을 시작으로 이틀간 호남 행보를 이어간 김 대표는 “정권교체와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경쟁력 있는 제1야당 후보를 찍어달라”고 호소했다.특히 그는 지지부진한 야권 연대를 두고 “(국민의당이) 통합도 연대도 거부하고 있다”면서 “새정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여당의 과반 의석을 허용하면 새정치도 없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김 대표는 3일 오전 제주 4·3희생자 추념식 참석 후 곧바로 상경, 오후에는 금태섭(강서갑), 한정애(강서병), 진성준(강서을)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이들 세 지역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논의되다 중단된 지역으로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 2일부터 이틀 간 호남을 찾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는 친노·주류에 반감을 가진 호남 민심을 자극하며 ‘야권발 정계 개편’을 위한 세몰이에 나섰다.
안 대표는 3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후 기자회견에서 제3정당을 위한 총선 완주를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정치 변화와 정권 교체를 위해 태어난, 국민의 변화의 열망을 한 몸에 담고 있는 당”이라며 야권 연대 거부 입장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혔다.
이날 각 당은 자체 판세 분석을 통해 호남의 경우 더민주는 ‘경합·혼전’, 국민의당은 ‘압승’으로 전망했다.
더민주는 28개 선거구 중 ‘우세’(8곳)나 ‘경합우세’(4곳)로 꼽은 지역은 12곳이다. 당내에서는 경합지역까지 포함할 경우 과반 이상, 16곳 정도에서 승리를 노릴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반면 국민의당은 28곳 중 19곳을 ‘우세’ 로 보고 27곳을 경합 이상의 판세로 분류, 사실상 ‘싹쓸이’를 노려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만약 더민주가 자체 분석대로 호남에서 승리 내지는 선방할 경우, 야권내 무게중심이 제1야당으로 더욱 쏠릴 가능성이 크다. ‘호남 뿌리론’을 내세워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종인 대표의 리더십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국민의당이 자신들의 전망대로 ‘압승’을 거둔다면, 호남의 맹주로 거듭나는 동시에 제3정당의 ‘캐스팅보트’ 입지를 굳건히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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