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인민화보 왕자인(王佳音) 기자 =정광영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중국지역본부장은 요즘 양회로 바쁘다. “나와 우리 직원들은 리커창(李克強)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政府工作報告)>와 13차 5개년 계획 연구로 눈코 뜰 새 없다. 이들 문건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양국의 경제통상 협력과 한국 기업의 투자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한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왕징(望京) 포스코빌딩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정 본부장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中경제는 양에서 질로 전환중
“6.5% 성장률이 낮다고 보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이미 10조 달러를 넘었다. 성장률 6.5%로 계산하면 1년에 스위스 하나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 일부 해외 언론이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것에 대해 정 본부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가 <정부 업무보고>에서 2016년 경제 성장률을 6.5-7%로 설정했다. 이렇게 구간을 목표로 잡은 것은 중국 경제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향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 ‘중국 경제 경착륙’ ‘중국수출 벽에 봉착’이라는 말이 있지만 성장률 하향 조정은 경제 전환기의 필연적인 선택이다. 중국은 수출, 투자 드라이브형 경제에서 내수 소비형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중국의 거대한 소비시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 또한 그가 중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 광군제(光棍節, 11월 11일 솔로데이) 당일 타오바오(淘寶)의 거래액이 900억 위안(약 16조2100억원)을 넘었다. 나는 이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이는 한국내 모든 백화점 1년 매출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양회에서 열띤 토론이 일었던 공급측 개혁에 대해 정 본부장은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 총리도 중국의 해외여행자 수가 연간 1억 명이 넘었고 중국인의 해외 쇼핑액이 1조 위안을 넘었지만 이는 국내 소비시장 진작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단순한 측면에서 말하면 이 또한 공급측 개혁의 한 부분으로 제품의 질을 높이고 효과적으로 공급해 국민이 자국 제품을 좋아하고 신뢰하며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양국간 거대한 기회가 내재
정 본부장은 양국간 무역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70%가 중간재이기 때문에 중국이 현재 추진하는 ‘생산력 과잉’ 문제 해소는 한국 기업의 대(對)중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기업은 중국의 경제 구조 조정에 발맞춰 기술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중국과 한국 기업은 상생의 협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포스코(POSCO)의 예를 들었다. “포스코는 철강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생산 기술과 능력을 갖췄다. 이에따라 양국 기업은 철강 분야의 생산력 과잉 해소에서 광범위하게 협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은 이미 산업 구조조정을 거쳐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중국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중국의 수입 시장에서 한국 제품 점유율이 11%에 달한다며 이는 대단한 성과지만 소비품 비중은 5%가 안 되기 때문에 대(對)중 소비품 무역 확대와 중국 내수 소비시장 진출이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의료, 미용, 노인복지 시장 같은 서비스업 시장과 바이오의약, 문화창조산업, 디지털·IT산업 같은 신흥분야 모두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있는 분야이다. 또한 지역적으로 보면 중국의 동부 연해 지역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 오션’이다. 한국 기업은 기술 혁신과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통해 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 반면 내륙이나 2, 3선 도시에서는 한국 상품이 인기가 좋다.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도시화가 추진되면서 중산층의 60%가 2, 3선 도시에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정부 업무보고>에서 제시된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추진에 대해 정 본부장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 기업은 대외협력 경험이 풍부하고 전세계 산업에서 중상위 가치사슬에 편입되어 있다. 이 때문에 ‘일대일로’ 주변 60여 개국의 한국기업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좋아 중국이 추진하는 ‘호연호통(互聯互通, 기반시설의 상호연결)’ 인프라 건설, 국제 생산력 협력 등에서 한국 기업은 협력할 수 있다. 양국이 상생하고 더 나아가 여러 나라가 상생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정 본부장은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건비와 토지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다. 한국 기업 뿐 아니라 일부 중국 기업도 동남아 등 비용이 비교적 낮은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버릴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회에 제출된 중국 ‘13차 5개년’ 계획 초안에는 구체적인 과제와 목표가 100개가 넘어 읽기에도 눈이 모자랄 지경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대전략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 기업 및 양국 협력의 거대한 기회도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한중 FTA는 상생의 무대
한중 FTA가 올해 발효됨으로써 양국의 투자 무역 편리화와 심도있는 경제통상 협력에 좋은 기회와 조건이 마련됐다. 한국 상품과 투자가 중국으로 대거 진출하는 동시에 중국 제품과 ‘차이나 머니’ 또한 한국 시장에 유입되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 분야에도 변화가 생겼다. 초기의 부동산 위주에서 물류, 컨텐츠, 관광, 문화창조 더 나아가 식품가공 등의 분야로 전환됐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한 예다. 그들은 한국 시장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시장을 통해 중국내 시장, 제3국 시장과 세계로 뻗어나가려고 한다.”
정 본부장은 현재 한국은 전세계 50여 국가 및 지역과 FTA를 체결했고 한중 양국은 FTA를 충분히 활용해 양국 기업에게 국제 시장으로 진출하는 협력 상생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기업은 한국에서 적합한 협력 파트너를 찾아 공동생산한 제품을 구미 등 선진국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 수많은 다국적 기업이 한국을 ‘테스트 마켓(Test Market)’으로 삼고 있다. 한국 여성들은 까다로워 한국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은 이 과정에서 경쟁력과 부가가치 향상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도 화웨이(華爲)와 샤오미(小米)의 휴대전화처럼 일부 중국 제품이 한국에서 잘 팔리고 있고 쌀도 중국에서 수입되기 시작했지만 식품을 포함한 중국 제품이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해 세계의 인정을 받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은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차부둬(差不多, 그럭저럭 괜찮으면 된다)’라는 생각을 버리고 제품의 질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중국 국민이 중국 상품을 신뢰해야만 한국과 세계의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
1962년 설립된 코트라는 전세계 84개 국가와 지역에 129개 무역관을 두고 있다. 중국 대륙에만 17개 무역관이 있다. 정광영 본부장은 “코트라는 한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노력해왔고 한국의 ‘무역입국’에 큰 공헌을 했다. 새로운 상황에서 우리도 기업의 고충을 들었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이다.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우리 코트라의 서비스 철학이다. 이는 한국 기업 뿐 아니라 중국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한중 양국은 문화가 비슷해 소통과 협력이 보다 순조롭고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가 쉽다. 중국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든 한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든 쌍방의 협력이 필요하다. 현재 양국 관계는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두 나라간 경제통상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믿고 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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