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국내 저축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은 대부분 개선됐지만 일부는 여전히 위험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대출자 가운데 저신용자가 많은 만큼 건전성에 대한 관리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전체 79개사 가운데 2개사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30%를 넘었고, 20%대를 웃도는 업체는 5곳에 이르렀다.
국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2016년 3월말 기준 현재 9.5%로 2015년 말(10.2%) 대비 0.7%p 감소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낮을수록 건전성은 높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지난 2013년 말 21.4%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3년 동안 건전성은 대폭 강화됐다. 금융당국이 부실채권 축소 계획을 세우고 저축은행들이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2016년 말까지 10%대로 감축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영진저축은행은 14.93%로 전분기(23.31%)에 비해 8.38%p 감소해 저축은행 79곳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낮아졌다. 강원저축은행행은 17.92%로 전분기(24.65%)에 비해 8.38%p 줄어 두 번째로 건전성이 개선됐다.
그러나 개별 저축은행을 들여다보면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여전히 높은 곳도 많다. 한신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37.37%로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분기(35.77%) 대비 1.60% 포인트 상승해 건전성이 악화됐다.
대아저축은행 역시 36.97%로 두 번째로 건전성이 나빴다. 특히 대아저축은행은 전분기(36.97%)보다 무려 6.44% 포인트나 증가했다. 79개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증가폭이다. 삼일저축은행은 27.79%로 세 번째로 건전성이 안 좋았다.
이 외에 대원저축은행(26.58→27.69), 삼호저축은행(26.47→25.66), 동양저축은행(20.99→21.31), 안국저축은행(19.75→21.20), 평택저축은행(21.23→19.22) , 부림저축은행(19.42→18.51), 푸른저축은행(17.78→18.21) 순으로 건전성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일, 삼호, 평택, 부림저축은행은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반면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증가하며 건전성이 악화된 곳은 한신저축은행, 푸른저축은행, 안국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대한저축은행, 대원 대아저축은행, S&T저축은행 등이다. 이 가운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대아저축은행으로 30.53%를 기록해 전분기(36.97%) 대비 무려 6.44% 포인트나 늘었다. S&T저축은행은 11.06%를 기록해 전분기(7.90%)에 비해 3.16% 포인트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저축은행을 보다 실질적으로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용 취약계층의 금융기관 간 연계성 및 시스템적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다중채무자와 과다채무자의 대출액에서 저축은행의 연계성이 59.1%로 금융업권 중 가장 높다고 밝혔다. 연계성이 높다는 것은 금융 시스템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잠재적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교수는 "신용 취약계층의 대출 부실화를 방지하려면 저축은행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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