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박태환 사태’의 본질은 도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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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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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최근 국가대표 자격을 회복하기 위한 ‘박태환 사태’를 바라보면 눈물겹다. 금지약물 복용(도핑)으로 인해 추락한 ‘올림픽 영웅’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이 안타깝기까지 하다.

대한체육회가 이중처벌 논란으로 시끄럽다. 박태환(27)이 수영이 아닌 대한체육회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까닭이다. 박태환은 수차례 고개를 숙여 사죄했고, 그의 아버지와 전 국가대표 감독은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하기까지 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와 국내 법원까지 총동원됐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세계반도핑위원회(WADA) 금지약물 검출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지난 3월 FINA 징계는 끝났으나 대한체육회의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에 대해 징계 만료 후에도 3년간은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규정 탓에 국가대표 자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박태환 사태는 법원 결정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1일 재판부는 “대한수영연맹의 수영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의한 결격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며 박태환의 손을 들었다. 또 CAS에서도 ‘이중처벌’이라는 이전 판례와 비슷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제 궁지에 몰린 것은 대한체육회다. 규정 개정이 불가피할 전망. ‘이중처벌’ 지적에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잘못된 규정을 손질하지 않는 것은 답답한 행정이다. 명백한 개정 손질의 이유가 있다면 뜯어 고쳐야 한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의 탓으로만 돌리는 세간의 시선은 위험천만하다. 최근 박태환 측 변호인은 대한체육회를 향해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페어플레이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올림픽 참가로 인한 명예 회복에만 눈이 먼 개탄스러운 발언이다.

스포츠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페어플레이 정신’이다. 박태환은 도핑으로 지금껏 쌓아온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이번 사태의 모든 원인은 대한체육회가 아닌 자승자박의 결과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도 도핑으로 파국을 맞은 사례를 셀 수 없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도 도핑의 심각성을 망각한 행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논란이 거세다. ‘박태환 사태’를 직시해야 할 이유다.

최근 호주그랑프리에 참가해 실전 훈련을 마친 박태환은 미국으로 건너가 2016 리우 올림픽 참가를 위해 막바지 훈련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림픽 참가 여부에 앞서 박태환에게 붙은 ‘도핑 선수’ 꼬리표는 뗄 수 없는 상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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