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브렉시트 뒤 영국의 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영국은 정치와 경제 모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림보' 상태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총리경선을 앞두고는 새로운 얼굴들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들의 정치적 비전이 앞으로 영국의 방향을 어떻게 바꿀지는 확실치 않다. 한편 국내 여론은 여전히 정리가 안된 채 반대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금융시장도 다시 불안정해졌다.
◆ BBC "정치적 풍경 완전히 변해"…반대시위 계속 여론분열
총리 1차 결선투표를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영국 정치판에는 새로운 인물이 급부상했다. 브렉시트 진영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 차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날 존슨 전 시장은 성명을 내고 "레드섬은 탈퇴 및 잔류진영을 몇개월 내로 단합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 레드섬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같은 존슨 전 시장의 입장은 자신이 총리로 적합치 않다고 주장하면서 독자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에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진단했다.
존슨 전 시장은 캐머런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됐으나, 명확한 정책비전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비난 속에서 측근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과의 갈등 속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슨의 이번 결정으로 고브 장관은 타격을 입은 반면 레드섬 후보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존슨 전시장과 함께 EU 탈퇴운동을 이끌었던 영국독립당(UKIP)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4일 선언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브렉시트 투표 승리로 "정치적 야망을 이뤘다. 내 삶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며 대표직 사임을 밝혔다. 이같은 그의 사퇴를 두고 브렉시트를 이끌기만 한 뒤 사후책임은 지지않고 있다는 일부에서는 비난여론도 일고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현지언론인 BBC는 "지도자를 포함해서 (영국의) 정치적 풍경이 완전히 변하고 있다”고 브렉시트 뒤 정치적 상황을 분석했다.
한편 영국 내에서는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에 대한 반대여론이 여전히 거세다. 연일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시위가 국회 주변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으며, 지난 2일에는 4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잔류 지지자들을 겨냥한 신문까지 발간되는 등 반대여론이 아직 식지않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전했다.
◆ 부동산펀드 환매 중지…가격하락 공포 시작되나
유럽 증시가 다시 브렉시트로 조금씩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특히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외신들은 4일 전했다.
유럽 증시는 나흘간 이어지던 상승세를 마치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영국의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면서 경제적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 대형보험회의 자회사인 투자회사 스탠더드라이프인베스트먼트는 4일 자산규모 29억파운드(한화 약 4조5000억원) 규모 부동산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주로 런던의 고급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있는 이 펀드는 최근 급격한 자산가격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환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환매 문의가 몰릴 경우 대량인출로 까지 번지는 위험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조치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위기를 반영하는 진짜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강조했다. 고급 상업용 부동산같은 경우에는 EU의 탈퇴로 영국이 금융허브의 위치를 상실할 경우에는 큰 폭의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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