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A주에 상장한 부동산개발업체 상반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 둔화 조짐, 대도시 구매제한령 확대, 중국 경기하방압력 증가, 토지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 상승곡선이 하반기도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중국투자증권(中投證券)의 통계를 인용해 올 상반기 1, 2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중국 A주 123곳 상장사 중 5개 업체의 상반기 매출이 1000억 위안(약 16조5300억원)을 넘어섰다고 4일 보도했다.
상반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중국 부동산업체는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소란이 일었던 완커(萬科)였다. 완커의 상반기 매출액은 1901억 위안에 달했다. 그 뒤를 이어 헝다(恒大), 비구이위안(碧桂園), 뤼디(綠地), 바오리(保利) 등 4곳 모두 매출규모가 10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이들 5곳 기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무려 6784억 위안(약 112조139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5% 급증했다. 판매면적은 6334만㎡로 전년 동기대비 50%나 껑충 늘었다.
이러한 흐름을 내년까지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상승폭을 키워왔던 1선 도시 집값 상승률이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이를 중국 대도시 부동산 투자열기가 최고점을 찍고 서서히 식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투기 광풍을 막기위한 도시별 주택 구매제한령도 실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1선도시 중에는 선전시가 주택구입 진입 문턱을 높였고 지난달부터 상하이 당국이 주택 대출을 규제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난징·허페이·쑤저우 등 일부 2선도시가 주택구입 제한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샤먼시와 우한시도 주택 구매제한에 동참을 선언했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최근의 집값 상승세와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일부 대형 개발업체의 전유물이라는 소리다. 3, 4선 중소도시의 부동산 재고물량이 넘쳐나고 수요도 살아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의 경영난은 심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상위 10위권 부동산기업(상장사) 매출은 974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54.8%가 급증했고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대비 1.6%포인트 늘어난 20%에 육박했다. 상위 100위권 기업 매출은 2조289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65.8% 늘어났고 점유율도 6.7%포인트가 불어난 47%에 달했다.
장강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적자경영을 보인 상장사는 26곳으로 이중 76.92%가 총자산 규모 100억 위안 이하의 기업이었다. 이에 따라 경쟁력을 잃은 중소형 업체의 줄도산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토지가격의 상승도 부동산개발업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토지 가격 상승률이 집값 상승폭을 웃돌고 있다"면서 "이는 개발업체의 비용부담을 키워 내년 실적 부진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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