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왕 서거 후 외국 투자자, 증시서 썰물처럼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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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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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태국 국왕 서거 후 해외 투자자들이 태국 증시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해외 펀드들은 10월 한 달 간 5억1400만 달러어치 태국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10월 13일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서거 이후 경제 하방 위험을 우려하며 급속도로 투자금을 회수했다.

캐피탈이코노미스트와 노무라홀딩스는 1년간 이어지는 애도 기간과 왕위 계승에 따른 불확실성이 태국 경제 성장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시아의 항공사들과 관광업체들 역시 태국을 향하는 관광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태국의 성장률은 2013년부터 3.5%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관광산업은 태국 경제에서 10%를 차지할 정도로 기여도가 높다.

싱가포르 소개 율리우스바이에르 은행의 젠아이 추아 애널리스트는 “태국 경제는 건강해보이지 않는다. 국왕의 서거는 경제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했다”고 말했다.

증시에서 이 같은 투자금 유출세는 2015년 12월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비교하자면 외국 투자자들은 10월에 동남아 주식을 대체로 매도하긴 했으나 인도네시아의 경우 그 규모가 1억7400만 달러, 무차별적 마약단속으로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는 필리핀에서도 그 규모가 9400만 달러로 태국에 비해 훨씬 적었다.

게다가 해외 투자자들은 태국의 국채에서도 10월 한 달간 3억1000만 달러를 순유출했다. 태국 바트는 달러 대비 1.2%나 떨어졌다.

태국 증시의 SET지수는 국왕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사흘 간 6.5% 폭락했다가 서거 소식 이후 이틀 간 5.1% 다시 급등하면서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SET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7%나 뛰면서 동남아 증시 중에서 인도네시아에 이어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다. 그러나 SET지수 주가수익비율은 15.6배로 10년 평균 대비 22%나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게다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 임박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한 것은 국왕 서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다. 국왕 서거가 올해 태국 GDP에 미칠 영향을 0.1%포인트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향후 잠재적인 정치적 동요로 태국 경제가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 역시 2017년 태국의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하면서 고령화와 생산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구조적 개혁이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2분기에 태국은 3.5%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말레이시아의 4%, 인도네시아의 5.18%, 필리핀의 7%에 크게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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