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기와의 위엄…부여 왕흥사지 출토 '치미'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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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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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청, 3일 왕흥사지 발굴 조사로 수습한 '치미' 공개

부여 왕흥사지에서 출토된 백제 '치미'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부여 왕흥사지(사적 제427호)에서 출토된 백제 치미(기와건물 용마루 끝에 올린 건축부재)가 복원 과정을 거쳐 3일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부소산 폐사지 치미, 미륵사지 치미 등 현재까지 알려진 고대 치미들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이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는 3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13~2014년 실시한 충남 부여군 규암면 소재 왕흥사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됐던 치미를 공개했다. 

부여 왕흥사지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00년부터 총 15차에 걸쳐 학술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유적으로, 2007년에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사리기와 함께 봉안되는 각종 공양품, 보물 제1767호)가 나와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치미는 왕흥사지 창건 당시(577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백제 사비기의 기와 제작·건축기술, 건축양식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3차원 입체영상(3D)으로 복원된 동승방지 치미 [사진=문화재청 제공]



치미는 동쪽 승방(사찰 승려들이 거주하는 곳)터로 판단되는 건물지의 남북 양끝에서 각 1점씩 출토됐는데, 고대 건물지에서 용마루 좌우의 치미 1벌(2점)이 함께 출토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쪽 치미와 북쪽 치미는 각각 상부와 하부를 복원했으며, 3차원 입체영상(3D) 기술을 활용해 상하부 전체를 복원한 이미지도 제작됐다. 복원된 3D 영상 속 치미의 높이는 123㎝, 최대너비 74㎝이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왕흥사지 치미는 마름모꼴의 꽃장식인 연화문, 구름문, 초화문 등의 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식됐고, 전체적으로는 꼬리 부분을 하늘로 날카롭게 향해 있어 마치 새가 꼬리를 세워 비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며 "단순할 수도 있는 지붕장식을 화려함과 위엄을 갖춘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백제 최고 수준의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다"고 평했다.

출토된 치미는 오는 29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세계유산 백제'에 출품·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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