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글로벌 저성장과 교역부진'
한국수출이 2년째 바닥을 기는 등 무역규모가 2010년으로 역진하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세계교역 침체가 길어진다지만 한국 무역규모 감소세는 더 심각하다. 6년전보다 못한 상황까지 떨어질 위기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무역규모는 7352억 달러에 그쳤다. 1조 달러는 커녕 9000억 달러 달성도 위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9633억 달러로 5년 연속 달성에 실패한 후, 올해는 2010년 8916억 달러 수준까지 추락할 위험에 놓였다.
문제는 내년이다. 4년 연속 1조 달러 달성 이후 3년 연속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선진국 경제는 물론 신흥시장국도 휘청거리는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美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국내 상황도 좋지않다.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는 파업영향으로, 무선통신기기는 갤럭시 노트7 사태로 수출 부진이 커진 데다 향후 상황도 여의치 않다.
10월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11.8%, 28.1%씩 줄었다. 또 제조업 업황악화로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도 10월 기준 -6.2%, -7.8%로 불안한 상황이다.
실제 9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4%에 그쳤다. 지난 8월은 70.4%로 7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출에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무역규모 1조 달러 시대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으로 보여 활력 자체가 떨어진다"며 "이런 상황이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내년 이후에도 무역 1조 달러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 관계자는 "글로벌 저성장은 몇 년 전부터 예견됐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라며 "대외환경에 맞춰 우리나라가 기술력 강화, 수출품목 다변화 등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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