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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한국시장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리복이 정작 본진에서는 수세에 몰리고 있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리복은 최근 매각 위기까지 몰렸다가 구조조정을 단행해 기업 재정비에 나섰다.
아이다스는 지난 2005년 리복을 인수한 이후, 큰 매출 성과를 보지 못해 내부에서 매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디다스는 올해 3분기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24%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리복은 단 2%에 그쳤다.
아디다스는 리복 재건 가능성을 고려, 매각 대신 본사 직원 150여명을 정리 해고했으며 미국에서는 아웃렛 등 매장 수를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당장 올해 안에만 20개 매장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리복의 한국 매출은 세계 4위다. 업계에 따르면 성장률도 두자릿 수를 기록 중이다. 다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공개된 2008년도 감사보고서에서 63억원의 단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리복은 최근 피트니스 라인을 강화하는 등 스포츠 브랜드로서 정체성과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본사가 재정비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이러한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국내에는 기존 나이키와 뉴발란스, 휠라 등 굴지 스포츠 브랜드가 피트니스 라인을 강화한 것은 물론 새로운 스포츠 브랜드까지 대거 유입되는 상황이어서 리복의 반전이 쉽지 않다.
K2는 독일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을 론칭, 백억원대 마케팅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다이나핏을 선보이는 내년 매장 60개 개장과 매출 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나이키마저 위협 중인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도 한국에 입성했다. 이 브랜드는 창업 19년 만에 매출 40억달러(약 4조4700억원)를 기록했으며, 투엔티포세븐 월스트리트 분석 결과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8위에 올랐다.
언더아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입고 나와 화젯거리가 됐으며, 인기가 높아지자 본사에서 직접 진출을 선언하고 내년 봄·여름부터 본격적인 브랜드 전개에 나선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리복이 정통성있는 브랜드임은 맞지만, 어디나 하고 있는 소비자 체험형 마케팅이나 피트니스 라인 도입 등이 큰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새로운 전략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리복뿐 아니라 어느 업체든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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