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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서울 강남 드레스가든에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배우 브래들리 딘(왼쪽부터), 다이애나 디가모, 린지 블리븐, 카일 딘 매시,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참석했다. [사진=클립서비스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한국 관객들이 ‘지킬 앤 하이드’를 얼마나 열정을 갖고 보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열정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2004년 한국 초연 후 꾸준하게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브로드웨이 배우들과 함께 세계무대 진출을 위한 닻을 올렸다. 내달 1일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3월 서울 공연 후 싱가포르, 마카오,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 투어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킬 앤 하이드 제작사인 오디컴퍼니측은 ‘시작이 반이다’는 말처럼 이번 월드 투어의 흥행 가능성은 그 출발점인 한국 공연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공연의 리드 프로듀서를 맡은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강남 드레스가든에서 열린 지킬 앤 하이드 쇼케이스 행사에서 “현재 한국 뮤지컬 시장은 포화 상태다. 이제 우리 콘텐츠도 세계 시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지금까지 잘해왔던 지킬 앤 하이드가 한국에서 완성도와 흥행성 측면에서 평가받는 것을 보고 아시아와 유럽 투어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12년동안 함께 해 온 데이비드 스완 연출가와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가 함께 할 뿐 아니라 지킬의 비극적 연애사를 새로 쓴 레슬리 브리커스 작가도 참여한다.
스완은 “지킬 앤 하이드는 인간이란 존재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열정적인 이야기다. 누구나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면이 있고 숨기고 싶은 면이 있다.”면서 “한국 관객들은 주인공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을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월드 투어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창작 스태프가 주가 됐다는 점이다. 기존 브로드웨이 합작 공연에서 브로드웨이 스태프가 주를 이루고, 한국 스태프가 보조 역할로 참여해온 것에 비춰본다면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신춘수 대표는 “한국 창작 스태프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즐겁고 모험적인 일”이라면서 “이번 프로젝트는 보편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정서를 다루면서 한국 공연의 장점은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로드웨이 출신으로 꾸려진 출연진은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3 우승자 출신인 다이애나 디가모를 비롯해 카일 딘 매시, 브래들리 딘, 린지 블리븐으로 구성됐다. 배우 대부분이 한국 공연이 처음인만큼 각오도 유다르다.
다이애나는 “한국 배우들은 땀과 눈물을 무대에 다 쏟아놓고 떠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외국 배우들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도 눈물과 땀과 피를 무대에 쏟을 각오로 한국에 왔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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