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전 세계 선진국 중에서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가장 미래를 비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맨파워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선진국 밀레니얼 세대 대부분은 밝은 미래와 직업적 성공을 예상했으나 일본에서는 그 비율이 40%에 그치면서 가장 우울한 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수년간 경제 위기와 정치적 동요를 겪은 그리스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민들의 디플레이션 심리를 뿌리뽑고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무척 낮았다. 이 같은 비관론은 일본 경제를 짓누르고 미래에 도전과제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빠른 고령화 사회로 인한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약 1/3은 악화된 고용시장에서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공공부채로 인한 부담 역시 선진국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일본의 20대는 일본의 연금체계에 대한 의구심 속에서 이미 퇴직 후를 걱정하며 지출보다는 저축을 우선하고 있다. 임금 상승률도 정체되면서 많은 이들이 결혼, 자녀, 주택 구입 등을 모두 미루고 있다. 약 37%는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일본 젊은층은 안전성을 선호하면서 아베가 바라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일본 중소기업청의 집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일본 창업자 중 30대 이하 청년은 36%에 그치면서 30년 전의 59%에 비해 대폭 줄었다.
OECD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랜달 존스는 인구 감소 속에서 생활수준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이 같은 태도를 전환시키는 것이 일본 정부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막대한 돈을 쌓아두고 있지만 막상 이를 충분히 활용할 기업가 정신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널빤지 제조사에 근무하는 오야 다이스케(23)는 “밀레니얼들을 될 수 있으면 대기업에 가려고 한다. 젊은 때 대기업에 가야 안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자친구는 내가 얼마나 버는지 말했더니 결혼도 못하고 아이도 못 낳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솔직히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30년 동안 일본의 20대 남녀들이 결혼율은 남성의 경우 급감했다. 많은 이들은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형편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근원은 임금은 내려가고 일자리 불안정성은 올라가는 악화된 고용시장 환경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대학의 미야모토 히로아키 교수는 이 같은 고용환경은 기업으로선 직원의 능력 개발기회를 축소시켜 장기적으로 미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불안한 일본 젊은이들은 지갑을 닫고 대신 저축을 하고 있다. UB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5~34세 일본인들의 저축률은 2015년에 여타 연령대에 비해 소득 대비 저축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 10년간 일본의 소비를 이끈 것은 노년층이며 젊은 세대들은 소비를 줄이면서 오히려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UBS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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