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방송, 남편한테 맞아 생긴 멍 가리는 메이크업 소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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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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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모로코의 한 방송사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위한 조언으로 멍을 가리는 메이크업을 소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CNN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모로코 관영TV인 2M TV는 지난 23일 메이크업 전문가가 눈과 볼에 시퍼런 멍이 든 분장을 한 여성을 데려다가 멍을 가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메이크업 전문가는 웃으면서 “슬픈 주제이긴 하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의 날을 기념해 맞아서 생긴 멍을 가리는 메이크업을 소개해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본 시청자와 비평가들은 가정 폭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비판했다. 인권 단체들은 change.org 사이트에 이 프로그램에 처벌을 내리도록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려하는 모로코 시민들’이라는 단체는 “가정 폭력은 메이크업으로 덮을 게 아니라 폭력범을 처벌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모로코 여성들과 페미니스트 단체들을 대표해 우리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일반화하는 것에 분노를 표하며 이 프로그램에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25일 2M TV는 내용이 부적절했고 제작진의 미숙한 판단 때문이었다며 사과했다. 또한 방송사 웹사이트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그러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여전히 방송사를 비난하고 있으며 28일까지 청원 사이트에는 2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실시한 2009/10 조사에 따르면 모로코에서 가정 폭력은 범죄로 취급되지 않는다. 모로코 여성 중 2/3는 신체적, 심리적, 성적, 경제적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 7월에는 모로코 하원에서 가정 폭력을 범죄로 간주해야 한다는 법안 초안이 통과되었으나 지난달 총선으로 인해 아직 상원에서 검토되지 못한 상태라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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