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궁즉변(窮卽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년여만에 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며 내놓은 화두는 '변화'에 방점이 찍혔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30일 오후 잠실 롯데월드몰 내 롯데시네마에서 2016년도 하반기 그룹 사장단회의를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사장단 및 롯데정책본부 임원 등 80여명이 참석, 국내외 경영상황 및 내년도 전망, 그룹 경영계획 등이 다각도로 논의됐다.
우선 신 회장은 대표이사와 그룹 임직원들에게 한해동안 묵묵히 업무에 매진해온 것에 관해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특히 올 여름부터 이어진 롯데그룹의 다양한 악재에 관해선 그룹이 새로 도약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0월 발표한 경영쇄신안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게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최근 롯데그룹은 국민과 여론으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다"며 "질적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이런 결과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반성의 표시임과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저성장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경제의 경착륙 등 어려운 경제 환경을 언급하며 "정말 우리는 이대로 좋은지, 저성장시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대표이사들에게 묻고 싶다"며 "생존을 위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줄 것을 주문했다.
변화하는 사회 기류에 발맞춘 비즈니스 마인드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정보기술(IT)혁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라며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 그룹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더는 보여주기식 경영은 안 된다"며 "성과를 자랑하는 대신 내실을 다지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철저한 피드백을 통해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로운 성공모델 발굴을 위한 '발상의 전환'과 '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국내외 어려운 정치·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이미 위기상황에 놓여있다"고 전하며 "새롭게 변해야만 한다는 자기반성을 가슴에 품고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변화와 자기반성을 강조하면서 주역의 '궁즉변(窮卽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라는 구절을 인용했다. 이 구절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의미다.
그는 "변화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답"이라며 "선도적으로 변화를 주도해 자신이 맡은 회사의 생존 가치를 증명해달라"고 대표이사들에게 요청했다. 이어 "지금 당장 바뀌지 않으면 우리 그룹의 미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회장은 내년이면 롯데가 설립된 지 50년이 되는 해라며 "시련과 좌절도 많았지만 보람과 성취도 많았다"고 평가하고 "지나간 50년을 거울 삼아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100년 기업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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