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정부의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이 발표되면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IT업계를 이끄는 이동통신 3사는 일찌감치 AI를 적용한 음성인식 서비스를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중 가장 먼저 AI 대중화 시대를 연 SK텔레콤은 지난 8월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 ‘누구(NUGU)'를 선보이며 AI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누구‘는 음성인식 기술에 딥러닝(심층학습)을 접목해 데이터가 쌓일수록 스스로 진화한다.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도 크게 강화됐다.
SK텔레콤은 2012년부터 AI,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엔진 등 선행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특히 ‘누구’의 한국어 특화 음성인식 기술은 목소리 톤, 억양, 사투리까지 알아들을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음성인식률을 나타낸다. 여기에 SK텔레콤이 독자 개발한 자연어처리 엔진을 적용해 일상에서 대화하듯 편하게 이야기해도 ‘누구’는 맥락을 빠르게 파악한다.
SK텔레콤은 AI 분야의 다양한 스타트업과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누구’의 핵심 API를 외부에 공개하는 등 외부 개발자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해 ‘누구’의 연계 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내달 AI가 탑재된 스피커형 디바이스 ‘기가 지니’를 선보인다. ‘기가 지니’도 사용자와 기기가 대화를 주고 받으며 정보를 확인하고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으며, 700만곡 이상의 음원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올레TV와 연동돼 음성으로 TV 조작도 가능하다.
KT는 20년 가까이 개발해 온 음성인식 자체 기술로 통화, 미디어, 모바일 앱, 콜센터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적용해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올레TV의 음석인식은 콘텐츠 검색과 제어에서 국내 최대 사용량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인공지능 기반 사업에서 지능형 음성기술을 자체 개발해 차별화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5년 미국 IT벤처기업 지보(JIBO)에 200만 달러를 투자해 AI를 탑재한 소셜 홈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소셜 로봇 지보는 지능 뿐 만아니라 감성까지 갖춘 소셜 홈 로봇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모바일 퍼스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경쟁을 펼쳐왔던 전 세계 IT기업들도 일제히 ‘AI 퍼스트’로 방향을 전환했다. 클라우드를 활용한 고도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AI를 활용한 고도의 배차 예측을 통해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넷플릭스도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독자적인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I 전문가는 "구글과 MS는 언어처리,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할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머신러닝을 개발 환경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 IT기업들이 요구하는 고성능 앱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AI 탑재가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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