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증권당국의 기업공개(IPO) 심사 속도는 가팔라진 반면 심사강도는 더욱 까다로워진 모습이다.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가 24일 저장융타이룽(浙江永泰隆) 전자유한공사의 IPO 신청이 부결됐다. 이로써 올 들어 IPO 심사에서 퇴짜를 맞은 중국 기업 수는 모두 7곳으로 늘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이 25일 보도했다.
1월 한달 중국기업들의 IPO 심사 통과율은 85.4%였다. 기업 100곳 중 15곳이 IPO 심사에서 퇴짜를 맞는 셈이다. 앞서 2015, 2016년 한해 IPO 심사 통과율이 평균 92.28%, 91.21% 달했던 것과 비교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약 9년에 걸쳐 1월 한달 IPO 심사에서 퇴짜를 맞은 기업은 모두 합쳐봤자 6곳에 불과했다.
기존에 비해 IPO 심사 문턱이 훨씬 까다로워졌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의 IPO 신청이 부결된 것은 주로 실적보고서의 진실성 여부, 정보공개 불충분 등 때문이다. 실제로 저장융타이룽전자유한공사의 경우 2013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실적보고서 중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좀 더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증감회는 지적했다.
중국 증감회는 최근 이틀 사이에만 모두 10개 기업의 IPO 심사를 진행하는 등 올 들어서만 48개 기업에 대한 IPO를 심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늘어난 수준으로 월별 기준 10년래 사상 최고치다.
중국 당국이 IPO 심사에 속도를 내는 것은 IPO 시장에 이른바 ‘병목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증감회에 따르면 현재 IPO 심사 대기 중인 기업은 700개에 육박한다.
또한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공급측 개혁의 일환으로 직접금융 시장의 기능을 확대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당국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대출 등 간접금융보다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조달을 장려하고 있다. 앞서 관영 신화통신도 평론에서 IPO를 일상화해 실물경제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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