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보수진영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대선 전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면서 반 전 총장과 새누리당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오후 반 전 총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오전 반 전 총장은 여의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당사를 연이어 예방하며 전날 자신이 제안한 대선 전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다.
반 전 총장은 인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87년 체제가 시작된 이후 생긴 정치적인 적폐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면서 “개헌으로 쌓인 적폐를 가려내고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정당에서 개헌에 반대하고 있지만 개헌에 동의하는 정파나 정당끼리 모여 개헌을 구상하고 동력을 모으자”며 “인 위원장과 새누리당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그런(개헌) 내용을 반 전 총장이 관훈토론에서 말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며 “제가 말하던 것과 그대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또 “지금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며 “우리당은 개헌으로 협치와 분권을 이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열린 의총에서 새누리당은 만장일치로 대선 전 개헌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회 개헌특위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우 의원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을 뽑아도 또 불행한 대통령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개헌을 해야 한다”라며 “정부 형태는 지난 18, 19대 국회에서도 논의했던 분권형 대통령제”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직선, 정부는 내각 책임제 형태로 운영되고, 기본권, 지방 분권을 강화하는 식으로 헌법이 바꾸는 것”이라며 “대선 전 개헌이 이뤄지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대선 전 개헌 논의가 쟁점화되면 개헌을 주장해 온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 등과 반 전 총장을 비롯한 세력들이 제3지대를 구축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지목되고 있는 유 의원은 이같은 흐름이 대선 가도에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 적극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바른정당 소속 보수진영 대선주자인 유 의원은 "대선 전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리면 대선 전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고 국회가 단일한 개헌안에 합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며 "우리 당은 국회 개헌특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대선 전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개헌을 고리로 어떤 식의 선거연대를 하고, 후보 단일화 연대를 한다는 부분은 현실적으로도, 원칙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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