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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미국 뉴저지주 신사옥 조감도. [사진=LG전자 제공]
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LG전자가 2009년부터 공들여온 미국 뉴저지주 신사옥 건설이 9년만에 ‘첫삽’을 뜨면서 이들의 현지 시장 공략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모바일 조직을 비롯한 LG전자의 현지 사업부는 뉴저지주 구(舊)사옥의 여건이 안 돼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이로 인해 업무의 효율성과 연계성 등이 떨어져 미국 사업 확대에 걸림돌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 신사옥 건설로 뉴저지주 내 LG전자 사업부뿐만 아니라 계열사들도 한 데 모이게 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현지 사업 여건이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현재 검토 중이 미국 현지 공장 건설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8일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7일 이 회사는 뉴저지주 잉글우드 클리프에서 북미 신사옥 기공식을 열었다. 대지면적 약 11만㎡, 연면적 6만3000㎡의 신사옥으로 총 3억달러(약 3430억원)가 투입된다. 2019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LG전자는 북미 지역에 대한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현지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신사옥 건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미국 역사상 최고 부자로 꼽히는 ‘록펠러 가문’과 현지 환경단체들이 자연경관을 해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다가 LG전자 측이 몇 번에 걸쳐 계획을 수정하며 이들을 설득한 결과, 지난해 6월 신사옥 건립에 대한 최종 승인을 얻었다. 이후 준비 과정을 거쳐 최근 착공에 들어간 것이다.
LG전자가 뉴저지주를 고집해온 이유는 현지에 구사옥 건물이 몰려 있고, 해당 주정부 및 시청으로부터 상당한 세제 인센티브 등을 부여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뉴욕 등 미국을 대표하는 대도시도 가까워 마케팅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기업 현지 법인의 사업에 큰 이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삼성전자 등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현지 법인이 뉴저지주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생활가전 TV 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뉴저지주 본사와 무선통신 관련 일부조직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지사, 그리고 고객지원(전제품) 서비스지사는 앨라배마주 헌트스빌에 따로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신사옥이 완공되면 유사업무 종사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협업 시스템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옥에는 LG생활건강, LG CNS 등 LG그룹의 계열사 현지 법인 직원들도 입주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여건의 한계로 인해 LG전자 미국 법인의 사업부가 각각 운영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신사옥 건립을 계기로 현지역량이 집중되면 북미 지역에 대한 사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북미 지역의 가전과 모바일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일례로 자사의 핵심 제품군으로 꼽히는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 ‘LG 시그니처(LG SIGNATURE)’,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에 대한 현지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사옥 착공을 계기로 LG전자가 북미 사업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최근 LG전자가 검토하고 있는 현지 공장 건설도 더 구체화된 논의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의 북미 지역 매출은 2014년 10조원을 돌파했으며 2015년에는 11조804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북미지역 매출은 이 회사의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 3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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