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50㎞ 구간을 연결하는 이번 고속철 사업은 말레이시아 구간이 335㎞, 싱가포르 구간이 15㎞다. 투자액은 총 120억 달러(약 14조원)로, 2년 후부터 착공해 2026년 12월 31일 이전 개통할 계획이다. 이로써 쿠알라룸프르에서 싱가포르까지 걸리는 거리는 기존의 5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가장 자신감을 보이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08년 8월 처음 고속철을 개통한 후발주자지만 최근 전 세계 고속철 강자로 떠오르면서 기술력과 건설 효율, 비용 측면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황후이캉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달 중순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린 고속철 홍보행사 자리에서 "현재 중국의 고속철 기술로는 5년내 싱가포르~말레이시아 고속철을 완공할 수 있다. 10년도 너무 길다. 5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고속철'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일본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일본은 1964년 10월 세계 최초의 고속철인 신칸센의 도쿄~오사카 구간을 개통한 이후 고속철 기술을 부단히 업그레이드했다. 일본 고속철 최고속력은 시속 320㎞ 정도로, 2013년 3월 기준 고속철 총 운영거리는 2388㎞다.
쉬리핑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아태사회문화연구실 주임은 "일본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고속철을 최초로 개통한만큼 노하우와 기술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도 뒤늦게 고속철 입찰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지난달 주도적으로 고속철 상부 사업단을 꾸려 입찰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는 철도시설공단·철도공사·철도기술연구원 등 철도관련 공공기관과 현대로템·KT·현대중공업 등이 참여했다.
우리나라 고속철은 비용과 안전성 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004년 4월부터 운영된 KTX 고속철은 12년간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철로연맹(UIC)에 따르면 한국의 안전지수는 0.073으로 세계 1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외 건설 경험이 거의 전무한 게 취약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중·일 삼국이 공동으로 이번 고속철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도 나온다. 쉬리핑 주임은 "한국이 뒤늦게 입찰에 참여한 배경에는 아마도 한중일 삼국간 공동 협력을 염두에 둔 가능성이 크다"며 "한중일 삼국이 각각 서로 다른 구간을 나누어 수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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