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 '가축전염병의 진원지'…전남은 '구제역 청정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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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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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AI, 공장식 밀집사육이 부른 대재앙

인천 강화군의 한 축산농가에서 농가주인이 직접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공장식 밀집사육'이 구제역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며, 지역별 사육환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충북 보은의 경우, 열흘도 채 안돼 7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반면 전남은 80여년간 구제역이 단 차례도 발병하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충북은 '가축 전염병의 진원지', 전남은 '구제역 청정지역'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주요 원인으로 가축 사육방식을 거론하며, '공장식 밀집사육'을 개선하지 않는 한 가축질병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충북, 가축 전염병의 진원지로 낙인

충북 보은군에서 하루새 구제역 확진 농장 3곳이 추가로 나왔다. 현재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구제역 9건 중 이 지역에서만 7건이 발생했다. 

올 겨울 첫 구제역 발생지도 충북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였다. 9일 탄부면 구암리 한우농장(151마리), 11일 마로면 송현리 한우농장(68마리), 12일 탄부면 상장리 한우농장(171마리) 등 이날까지 총 4개 농장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에는 송현리에서 한우 105마리를 키우는 농장 1곳과 구암리에서 각각 한우 19마리·26마리를 키우는 농장 2곳이 추가됐다.

충북이 가축전염병 진원지로 불리는 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농협 음성도축장과 한국냉장 청주도축장 등 대형 도축장도 충북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발생지역인 마로면과 탄부면 일대는 101개 농가가 소 9100여마리와 돼지 3400여마리를 사육하는 이 지역 최대 축산 밀집단지다. 200마리 이상의 한우나 젖소를 기르는 대규모 농장도 10여 곳이나 된다.

'공장식 밀식사육'이라는 충북의 가축 사육환경은 가축질병 바이러스를 확산하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축산농가를 밀집하면 평상시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남, 구제역 대참사에도 청정지역 명성 지켜

지난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발생한 구제역으로 역대 최대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전국을 휩쓴 구제역으로 347만8862마리의 돼지, 소 등 우제류 가축이 살처분되는 등 2조7383억원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당시 전남 지역은 살처분한 가축 한마리 없이 구제역 청정지역의 명성을 지켰다.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식 밀집사육'이 아닌, 친환경 축산으로 구제역을 방어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남은 소 48만6000여 마리와 돼지 111만29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사육 규모로 따지면 전국에서 소 2위, 돼지 5위 수준이다. 대량 사육지역이면서도 1934년 구제역 관측 이래 80여년간 발생 기록이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다른지역에 비해 가축 이동이 많지 않고, 바다가 2면으로 둘러 쌓여 있는 지역적인 장점 등으로 가축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라며 "가축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 면역력을 강화하고, 전염병이 돌면 대규모 피해로 이어지는 밀집 사육을 자제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남은 2006년 5개년 계획을 세워 전국에서 처음으로 친환경 축산을 실천했다. 무항생제 사료와 유효 미생물 등 축산환경 개선제 공급을 확대했고, 적정사육밀도 준수와 가축 운동장을 확보하도록 축산당국이 계도에 앞장섰으며 농가들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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