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 한국 고속철 기술력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2-16 1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중국과 일본, 독일 등이 글로벌 고속철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 한국은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 SRT(Super Rapid Train)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KTX에게 처음으로 경쟁자가 생겼다.

SRT는 KTX보다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국이 고속철 분야에서 정체기가 오래 지속됐던 이유는 동력 방식의 차이점 때문이다.

1990년 고속철도 건설계획안이 확정되고 선정된 프랑스 알스톰사가 동력집중식 고속열차인 TGV를 들여왔다. 당시 고속열차 도입과 함께 차량 제작·생산 기술이전이 이뤄져 그동안 국내 고속철은 동력집중식이 전부였다.

하지만 대다수 해외 국가가 동력분산식 고속철을 선호하고 있어 동력집중식만 생산하는 한국입장에선 해외 수출은 ‘그림의 떡’이었다.

세계 고속열차 시장의 연평균 발주량의 75%가량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가 차지하고 있어 국산 고속열차의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의 기술개발 필요성이 절실했다.

동력집중식은 말그대로 열차 앞뒤의 동력차에 엔진이 탑재돼 있다. 반면 동력분산식은 엔진이 각 객차의 하부에 분산 배치된 것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타는 KTX(KTX-산천, KTX-산천II)가 동력집중식의 대표적인 예다.

한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열차를 개발했지만, 동력집중식만 만들어 왔다. 이후 지난 2012년 현대로템이 동력분산식 개발에 성공하면서 뒤늦게 추격전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약 2688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84량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로템이 이번에 수주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의 운행최고속도는 260km/h, 설계최고속도는 286km/h이다.

현대로템은 곧바로 설계 및 생산절차에 착수해 2020년 12월까지 모든 차량을 납품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이 생산·납품한 고속철 84량(6량 1편성)은 노선 구간별로 중앙선(청량리~부전)에 48량, 서해선(송산~익산) 24량, 중부내륙선(이천~문경) 12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로 현대로템은 올 들어서만 모두 3건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130량)를 국내에서 수주하며 본격적인 국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시대를 열게 됐다.

코레일은 더 나아가 올해까지 ‘한국형 2층 고속열차’ 원천 기술을 개발해 오는 2023년까지 2층 고속열차를 도입·운영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는 수송 능력과 에너지 효율, 가속 능력 등이 뛰어난 시속 300㎞급 동력분산식 열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현대로템과 손을 잡았다. 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이 시험용 차량의 설계와 제작, 철도연은 시험 계측과 주행 안전성 평가, 코레일은 시험용 차량의 시운전 등을 맡는 형식이다.

2층 고속열차는 열차 1편성의 좌석이 1404석으로 현재 운행 중인 KTX-산천(363석)의 약 4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모델인 KTX-1(931석)보다는 약 500석이 더 많다.

2편성을 연결할 경우, 1098석으로 KTX-산천 3편성보다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

HEMU-300이 최고속도(시속 300㎞)에 이르는 시간은 230초로 KTX-산천(316초)보다 1분 26초 짧다.

코레일 관계자는 “2층 고속열차 1편성의 수송력은 국내선 항공기 5대·우등 고속버스 50대와 맞먹는다”면서 “한 번에 많은 탑승객을 태우면 만성적인 좌석 부족 현상과 선로 용량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