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는 검찰이 상고해 3심 대법원 재판까지 가더라도 법률심에 불과한 재판 특성상 무죄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홍 지사도 최근 SNS, 강연 등을 통해 대선 출마를 암시하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홍 지사가 여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르자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홍 지사 영입을 위해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22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홍 지사는 정치적 소신이 분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을 이리저리 오가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홍 지사의)당원권 정지 문제는 당과 적극적으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른정당은 지지율이 떨어지고 소속 대권주자들이 지지부진하니까 (홍 지사를)또 빼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건 정치권에서 없어져야 할 구태다. 한국당에 잘 있는 사람에게 왜 러브콜을 보내는지 모르겠다”고 견제에 나섰다.
이에 앞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지난 21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홍 지사 영입에 대해 “패권주의를 배격하는 측면에서 우리 정당과 일치해 오시겠다고 하면 대환영이다”이라 “홍 지사가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좌파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연대해야 된다는 말도 했고 친박패권주의를 배격하므로 우리와 가깝다”고 말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이같은 반응은 탄핵 국면에서 보수진영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답보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모래시계 검사’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으면서 비박(비박근혜)로 인식된 홍 지사를 대선주자로 내세워 보수진영의 결집과 외연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지사 또한 친박(친박근혜)패권주의를 의식해 ‘양박(양아치 친박)’ 등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부산(22일), 대구(23일), 울산(24일) 등에서 강연정치를 이어간다. 동시에 탄핵 심판일을 조율 중인 헌법재판소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보수진영의 결집을 유도하는 전략을 병행했다.
홍 지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가의 명운이 달린 사건을 심리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졸속을 범해서는 안 된다”며 “임기가 다 된 판사의 임기에 맞춰 형사재판을 강행할 수가 없듯이 나라의 운명이 걸린 탄핵 심판을 헌재 재판관 임기에 맞추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상고할 경우 3심 재판이 홍 지사의 대선 가도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사실심의 재판이 법을 위반했는지 판단하는 대법원 판결의 특성상 2심 재판부에서 증인과 증거를 채택해 무죄가 나온 이상, 검찰의 상고가 무의미하다는 게 중론이다. 선거관리위원회도 본지와 통화에서 검찰이 상고를 하더라도 대선 출마에는 지장이 없다고 답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현실적으로 홍 지사가 바른정당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며 “한국당으로 가게 되면 경선에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본선 진출이 가능하지만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의원, 남경필 지사와 경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친박패권주의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대통령 탄핵 반대를 옹호하는 포지션으로 보수진영을 결집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대선주자로 자리 잡으면 보수진영에서 주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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