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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ATM 사업 ‘계열사 끼워넣기’ 그룹 수뇌부 지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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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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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현금인출기(ATM) 기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실 계열사 지원을 위한 이른바 '끼워넣기'를 한 것은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현 경영혁신실) 수뇌부의 지시였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연합뉴스]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롯데그룹이 현금인출기(ATM) 기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실 계열사 지원을 위한 이른바 '끼워넣기'를 한 것은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현 경영혁신실) 수뇌부의 지시였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의 2회 공판에서는 장영환 케이아이비넷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 이같이 증언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장 대표는 롯데피에스넷의 전신인 케이아이뱅크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롯데의 ATM 기기 사업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장 대표는 이날 공판에서 검찰이 “황각규 사장이 김선국 당시 정책본부 부장에게 '롯데기공을 도와주라'는 취지로 말하는 걸 목격했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또 검찰이 “김 전 부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롯데기공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제조사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는데도 황 사장이 (롯데기공을) 도와주라고 했는데, 제작능력이 없는 회사를 '끼워넣기' 하라는 것이 맞나”라고 묻자, 장씨는 “그렇게 생각했다”고 답했다.

증언에 따르면, 장 대표는 2008년 10월 자신이 대표로 있던 롯데피에스넷이 추진하는 ATM 기기 사업의 제조 업무를 어느 회사에게 맡길 것인지를 신동빈 회장에게 보고했다.

장 대표는 이때 신 회장으로부터 “롯데기공의 사업이 어려운데, ATM 기기를 맡길 수 없겠냐”는 말을 들었다. 이에 당시 동석해 있던 김 전 부장이 ‘금융기기는 단기간에 개발이 안 되고 시장성이 밝지 않아서 어렵다’는 취지로 답을 해, 장 대표는 “그걸로 마무리 된 줄 알았다”고 답했다. 장 대표는 당시 신 회장의 말을 롯데기공을 제조업체로 선정하라는 지시로 받아들이진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 대표는 그 이후 황각규 당시 정책본부 국제실장(현 경영혁신실장)이 장 대표와 김 전 부장을 따로 불러내, 김 전 부장에게 “롯데기공을 도와주라”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보고가 끝나고 김 전 부장과 “영문도 모르고 롯데기공을 끼워 넣을 수는 없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으나, 당시 신 회장이나 황 실장을 직접 마주한 자리에서 제안을 거절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롯데기공은 2009년 9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ATM 기기 1500대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업무 수행 없이 12억여원의 이득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신 회장은 유동성 위기를 겪던 롯데기공을 살리려고 ATM 제조를 맡기려다 개발 문제 등 지적이 나오자, ATM 구매 과정을 중개하게 해 39억3000여만원의 이익을 몰아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이 경영실패를 감추기 위해 롯데기공을 지원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앞선 1회 공판에서 “롯데기공이 당시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이익을 챙겼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롯데기공은 향후 직접 ATM을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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