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재인·안철수 대선주자가 속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모두 경제 민주화 법안에 적극적이다.
경제 민주화 법안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상법 개정안이다. 법안이 담고 있는 내용이 많지만, 알맹이는 소액주주 참여 확대로 독단경영을 막는 것이다.
문재인·안철수·심상정 후보는 모두 소속정당에서 내놓은 상법 개정안을 주요공약에 포함시키고 있다.
개정안에 담긴 것 가운데 전자투표제 의무화는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다. 이를 도입하면 주주는 주총장에 출석하지 않고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미 2010년부터 시행됐지만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현재 도입률이 전체 상장주식 대비 2%도 안 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소액주주 참여를 늘려준다. 상장사가 2인 이상 이사를 뽑을 경우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요청할 수 있다. 이때 표를 많이 얻은 순서대로 이사가 선출된다. 범야권이나 시민단체 측은 오너 일가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기업에서는 우려가 크다. 상법 개정안 자체를 과도한 규제로 보고, 기업공개(IPO) 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상법 개정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며 "투기성 외국자본에 경영권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해 주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위탁자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이미 2016년 12월부터 시행됐지만 도입한 기관이 거의 없다.
노동운동가로 활동한 이력을 지닌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노동자 추천 이사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노동자를 이사회에 참여시켜 경영을 견제한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벤처 육성에 관심이 많다. 차등의결권 제도를 코넥스에만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창업자가 경영권 걱정 없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차등의결권은 상법상 원칙인 '1주당 의결권 1개'를 배제한다. 주식마다 차등을 둬 각기 다른 수로 의결권을 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경제 민주화보다는 자유시장 질서를 강조하고 있다. 자본시장 관련 공약도 상대적으로 알려진 것이 적은 편이다.
문재인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내놓은 공약도 계승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주식 공매도에 대한 규제는 증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개인투자자는 사실상 공매도를 할 수 없다. 반면 기관이나 외국인은 가능하다. 이런 탓에 번번이 개인투자자만 손해를 본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안철수 후보가 강조하는 '4차 산업혁명'도 주목해야 한다. 관련주가 적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이나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산업혁명이다. 안철수 후보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국가운영 틀을 지식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 증시를 주도할 새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이미 관련주 주가에도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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