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기째 0%대 성장에 그치며 저성장 늪에 빠진 우리나라는 단기 정책으론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인구문제로 경기 회복이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문제는 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갖가지 부양책들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을 쏟아붓고 소비유인책을 마련하는 등 단기 정책 만으론 저출산·고령화의 근본적인 경제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 2060년엔 일할 사람 절반에도 못 미쳐
이는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7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난 반면 새로 태어나는 출생아 수는 줄어들면서 비롯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5년 말 기준 660만명을 넘어섰다. 인구 8명당 1명꼴인 셈이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2060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40.1%로 높아지고 0~14세 유소년 인구는 10.2%로 줄게 된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15년 기준 73%에서 2060년에는 49.7%로 축소된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절반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는 더 심각하다. 2015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24명에 그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초저출산 기준선인 1.30명을 15년째 넘지 못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제에 투입될 생산요소가 줄어들고 구매력이 낮은 노인 인구가 늘어남을 의미한다.
숙련 근로자들의 은퇴 등으로 노동생산성은 저하되고 이는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구매력이 높은 노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소비와 투자가 함께 감소, 내수 시장 역시 위축된다.
◆ "생산가능인구 0.1%p 감소 시 GDP 0.3% 감소"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각종 경제지표에 직격탄을 날리게 된다.
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시대, 산업 정책적 대응 강화 필요'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연간 0.1%포인트씩 줄어든다고 가정했을 때 연평균 투자는 0.96%, 노동은 0.22%, 총요소생산성은 0.07%, 국내총생산(GDP)는 0.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취업자 중 고령인력 비중의 증가도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55세 이상 고령인력 비중이 전 산업의 경우 2005년 17%에서 지난해 25.2%로 급증했다. 제조업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6.8%에서 13.6%로 두 배로 뛰었다.
2005~2013년 기간 동안 전 산업의 고령인력비중이 연평균 0.72%포인트 증가했는데, 이는 2007~2015년 기간의 총요소생산성을 연평균 0.86%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생산성 감소율은 노동을 제외하면 1∼5년 차보다 6∼10년 차에 더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간이 갈수록 생산가능인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크게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므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라며 "저출산·고령화가 경제 및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산업 정책적 대응을 강화와 함께 의료·노동·혁신·조세 분야 등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범정부 차원의 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