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제작 영화사람·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허윤미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남북 단일 탁구 대표팀의 실화를 그린 ‘코리아’로 데뷔한 문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왕이 직접 과학수사를 벌인다는 상상력으로 기존 사극의 격식과 전형성을 깨려 한다. 문현성 감독은 역사적 사실, 고증에 치중하기보다는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예종의 비밀 공간이나 검안 과정, 과학 실험 등을 그려냈다. 공간 및 수사 과정은 당시 시대상을 담아내면서도 현대적 감성이 가미돼 풍부한 볼거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서사는 허술하고 디테일은 이가 빠진 듯 듬성듬성하다. 영화의 주된 서사인 한양의 괴소문은 문제를 풀수록 카타르시스보다는 허탈함을 안긴다. 몇 차례 등장하는 반전 역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기존 팬이라면 이선균·안재홍의 캐스팅 단계부터 예측했겠지만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동명의 원작과는 궤를 달리한다. 원작이 가진 꽃미남 브로맨스는 놓치더라도 이선균·안재홍만이 만들 수 있는 케미스트리는 충분하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임금님의 사건수첩’의 핵심이다. 다소 허술한 스토리며 빈 부분들을 채우는 중요 역할을 한다. 왕과 신하라는 관계를 비틀며 발생하는 코미디 역시 이선균·안재홍 특유의 호흡으로 재미를 더하고 독특한 리듬감을 만든다. 기존 사극·원작의 싱크로율·역사적 고증 등을 내려놓는다면 ‘임금님의 사건수첩’ 자체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26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14분,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