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의 태양광 전지 및 패널 제조사인 서니바(Suniva)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하는 저가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를 요청한 가운데, ITC의 결정을 앞두고 미국의 태양에너지 업계가 긴장감을 내비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ITC는 조만간 서니바의 요청을 받아들여 고관세 부과를 위한 근거를 검토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보호주의와 청정에너지와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서니바 측은 수입산 저가 제품 때문에 미국의 태양광 전지 및 모듈 제조업에서 2012년부터 48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산 부품의 시장 점유율은 동 기간 21%에서 11%까지 낮아졌다.
결국 지난 4월 파산 보호신청에 들어간 서니바는 구제를 신청하는 한편 모든 수입한 태양광 전지에 대해 전력 1와트 당 40센트의 관세를 부과하고 태양광 모듈의 최저 가격을 와트당 78센트로 설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미국의 시중 가격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다만 FT는 ITC가 고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를 개시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서니바를 업계를 대표하는 사례로 판단해야 하는데, ITC가 그렇게 판단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태양에너지 업계는 ITC의 결정을 앞두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만약 외국산 저가 태양광 전지나 패널에 부과되는 관세가 높아지면 수입산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들은 서비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태양에너지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최근 수년 간 미국의 태양광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저렴하게 태양광 모듈을 수입함으로써 여타 에너지와 가격 경쟁이 가능했던 덕이다.
시장 분석업체 IHS 마르키트는 서니바의 요구대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의 태양광 발전 시장은 2018~21년 사이에 60% 가까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로비그룹인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는 관세가 인상될 경우 태양열 시스템 설치 및 관리 부문에서 일자리 수천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SEIA의 애비게일 로스 호퍼 회장은 “만약 수요가 줄어든다면 공급 체인 전반에서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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